[공연]“봄 동산에 잔치 열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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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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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대희-연분홍치마 봄바람에’
14일 충무아트홀 대극장 올라

6일 충무아트홀 ‘2010 산대희-연분홍치마 봄바람에’ 리허설에서 선보인 김원민전통연희단의 버나돌리기. 사진 제공 충무아트홀
6일 충무아트홀 ‘2010 산대희-연분홍치마 봄바람에’ 리허설에서 선보인 김원민전통연희단의 버나돌리기. 사진 제공 충무아트홀
‘하물며 따뜻한 봄날은 아지랑이 일렁이는 경치로 나를 부르고/하늘과 땅은 내게 아름다운 문장을 빌려주지 않았는가//복숭아꽃, 오얏꽃 가득 핀 동산에 모여/형제들이 즐거운 일을 펼치니…’(이태백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

따뜻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전통연희극 ‘2010 산대희-연분홍치마 봄바람에’가 14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전통연희 ‘산대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이다. 산대희란 말 그대로 ‘산 모양의 무대에서 벌어지는 연희’라는 뜻. 신라 진흥왕 때 시작해 정월대보름이나 연등회 등 나라의 큰 행사나 경사가 있을 때마다 벌였던 잔치다. 본래 야외에서 열리는 공연이지만 이번에는 실내로 끌어들였다. 무대 위에 삼신산을 형상화한 무대인 ‘산대’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줄을 매 줄타기 공연까지 펼친다.

이번 공연은 봄꽃 피어난 동산에서의 연회를 그린 이태백의 시를 모티브로 삼았다. 1부에서는 겨울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한 자연을 담아낸다. 정은혜무용단이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잎과 생동하는 자연을 표현한다. 국립창극단의 박애리 씨는 ‘쑥대머리’를 부르며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는 것을 알린다. 소리꾼 장사익 씨의 ‘봄날은 간다’ ‘찔레꽃’은 이태백이 시에서 그린 것처럼 관객과 즐거운 봄소식을 나누기 위한 공연이다.

2부는 산대희의 본래 형식에 더 가깝다. 커다란 징소리와 함께 집안의 문신(門神·문간 출입을 단속하는 가택신)을 달래는 문굿으로 시작해 인간문화재 김대균 씨의 줄타기와 풍물패의 사자춤, 버나돌리기 등 ‘잔치판’이 벌어진다. 마지막은 경기민요 인간문화재 김혜란 씨의 대감놀이(터줏대감을 모시는 굿거리)가 장식하며 ‘입춘대길’이라는 공연의 큰 주제를 마무리 짓는다. 2만∼6만 원. 02-2230-6624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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