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주네 부조리극 6편 한국 초연

서울 대학로 6월 6일까지 탄생 100돌 기념공연

프랑스 출신 극작가 장 주네(1910∼1986·사진)는 외젠 이오네스코, 사뮈엘 베케트와 함께 부조리극 3대 작가로 꼽힌다. 셋 모두 프랑스를 무대로 활동했지만 이오네스코가 루마니아, 베케트가 아일랜드 출신의 이방인이라면 주네는 프랑스 내부의 이단아였다. 사생아로 태어나 창녀였던 어머니와 일찍 사별한 뒤 고아로 자라면서 거지, 도둑, 남창, 죄수로 젊은 날을 보냈다.

서른셋의 나이에 감옥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 그는 시와 소설, 희곡 등 전방위 작가로 활약했다. 자신의 억압된 욕망을 거침없이 분출하면서 기성사회의 허위의식을 비판한 주네는 소설에선 실존주의 작가, 희곡에선 부조리극 작가로 각광받았다.

주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6월 6일까지 서울 대학로에서 10편의 연극 공연이 펼쳐진다. 주네는 생전에 ‘엄중한 감시’(1947년) ‘하녀들’(1947년) ‘발코니’(1956년) ‘검둥이들’(1958년) ‘병풍들’(1961년) 등 5편의 희곡을 발표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병풍들’을 제외한 4편이 공연된다. 또 교황을 비판해 물의를 일으켰던 ‘엘르’ 등 사후 발표된 희곡 3편과 소설로 발표한 ‘도둑일기’(1949년), ‘하녀들’의 모델이 됐던 사건을 미국 작가 웬디 케슬먼이 새롭게 극화한 ‘빠뺑 자매는 왜?’(1982년)도 무대화된다. 이 중 주네 사후 16년 뒤인 2002년에 발표된 ‘유형지’와 ‘스플랑디스’를 포함한 6편이 국내 초연작이다.

100주년 페스티벌을 기획한 현대극페스티벌위원회의 서명수 위원장은 “1970년대 국내에 소개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난해하다는 인식 때문에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주네의 진면목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