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술잔 속 수학’ 용량의 공식아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2일 03시 00분


애주가들은 ‘오감(五感)’을 충족시키는 잔이 이상적인 술잔이라고 입을 모은다. 잔의 겉모습부터 술을 따를 때 나는 소리와 향, 손과 입술이 닿는 느낌과 혀에서 느껴지는 맛까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술잔은 그야말로 ‘예술품’의 경지에 올랐다고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복잡하고도 미묘한 예술품인 술잔을 만들 때 가끔은 머리 아픈 수식이 끼어들기도 한다.

그것은 바로 술잔의 크기를 결정할 때다. 잔에 담긴 술을 마실 때 맛도 좋게 하고 알코올도 적당히 섭취하려면 술의 알코올 도수에 따라 잔의 크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우리 전통주 술잔을 개발해 선보인 배상면주가는 전통주를 마실 때 적절한 잔의 크기를 ‘1000 알코올 계수’라는 공식으로 가늠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1000 알코올 계수’는 술의 종류마다 다른 알코올 도수와 술잔의 용량을 곱했을 때 1000 안팎의 숫자가 나오는 잔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공식이다. 예컨대 알코올이 10% 함유된 술을 마신다면 한 잔에 100mL가량을 따라 마시는 것(10×100=1000)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얘기다. 알코올 도수와 잔의 용량을 곱한 값이 1000을 크게 밑돌면 잔의 크기가 한 잔 용량으로는 너무 작고 1000을 크게 웃돌면 한 잔 용량으로는 과해서 과음을 유발하기 쉽다.

같은 방식으로 알코올 함유량이 7% 내외인 막걸리에 맞는 잔의 용량을 계산해보자. 막걸리 한 잔에 담기에 적합한 술의 용량은 143mL(7×143=1001)란 결론이 나온다. 이때 감안할 요소가 있다. 일반적으로 술을 따를 때 잔 높이의 9분 이상을 넘기지 않기 때문에 술잔의 용량은 이보다 조금 큰 160∼170mL들이를 택하면 무난하다. 한 잔에 들어가는 알코올 용량을 계산하는 방법도 있다. 배상면주가 김철호 마케팅 부문장은 “한 잔에 포함된 알코올 양을 9∼10mL 선에서 맞추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흔히 ‘약주’로 불리는 비교적 낮은 도수의 전통주는 두께가 얇은 잔을 택하는 것이 한입에 마시기 편하다. 반면 소주처럼 도수가 높은 전통주는 폭이 넓기보다는 깊이가 있는 술잔이 술을 머금었을 때 입속에 잔향을 오래 머무르게 할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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