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을 통해 마음과 몸의 상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컬러 세러피(색채치료)’의 기본 개념이다. 색채심리학자들은 “색에는 인간의 생리나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색을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여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색다른 색 이야기’의 저자 메리 램버트 씨는 인간관계에서 상처 입은 사람들은 녹색 계열의 옷에 마음이 끌릴 때가 있다고 말한다. 녹색이 가진 에너지는 인간관계를 회복하고 그것을 지속하기 위한 힘을 실어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 색이 주는 위안
컬러 세러피에는 ‘오라소마’, ‘레이키’, ‘차크라’ 등이 있다. 오라(Aura)는 빛, 소마(Soma)는 몸을 뜻하는 말로 1984년 영국의 약제사이자 족병(足病) 전문의인 빅키 월이 창안했다. 각각 두 가지 색깔로 구성된 100여 개의 병 가운데 네 개를 순서대로 고른다. 기본적으로 15가지 색깔을 활용하는데 어떤 색이 위 또는 아래에 있는지, 위치에 따라 의미가 다르고 색깔의 농도도 다르다.
선택하는 병(색깔)에 에너지, 의식, 방향이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이를 통해 고른 사람의 정신, 육체적 상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고른 병은 본질적인 자신, 스스로의 개성이 담겨 있다. 두 번째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겪어온 일과 성장 가능성을 뜻하며, 세 번째는 현재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네 번째는 미래에 대한 가능성, 앞으로의 소망과 성취를 의미한다.
오라소마도 색깔이 지닌 기본적인 성질은 인정한다. 노란색은 지성·지식적 측면을, 빨간색은 삶의 에너지를 나타낸다고 본다. 그러나 선택한 색깔에 따라 획일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아니다. 붉은색은 활력을 뜻하지만 축 처진 사람이 선택할 때도 있는데 왜 그 색을 골랐는지도 봐야 정확한 이해를 한 것이다.
심리와 함께 감성적인 면을 중시하면서 스스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 오라소마의 포인트다. 레이키와 차크라는 몸에 있는 에너지의 통로마다 각기 다른 고유의 색깔을 지닌다고 보고 그 색채를 이용해 몸이 스스로 치유하도록 돕는 방법이다.
○ 그림이 말하는 이야기
‘색채심리’를 쓴 일본의 색채심리연구가 스에나가 다미오 씨는 화가들이 그림에 사용한 색채에서 그들의 심리를 읽어냈다. 뭉크의 ‘절규’에서 하늘은 피처럼 빨갛다. 뭉크가 다섯 살 때 엄마가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수년 뒤 누나 소피에를 같은 병으로 잃었다. 죽음의 슬픔과 공포, 죽음이 사랑하는 이를 앗아간 기억, 아픔을 극복하며 살아가려는 생의 에너지가 붉은 하늘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스에나가 씨는 고흐를 ‘노란색의 구도자’라고 부른다. ‘해바라기’는 인생의 마지막을 암시하듯 강렬한 터치로 그려졌다. ‘까마귀가 나는 보리밭’은 짙고 푸른색의 하늘과 물결치는 듯한 노란색 보리밭이 인상적이다. ‘침실’ 속 작은 방은 노란색으로 가득하다. 밝은 표면 뒤에 끝없는 어둠과 외로움이 감춰져 있다. 세잔은 ‘수욕’ ‘생 빅투아르 산’ 시리즈에서 초록의 교향악을 펼쳐보였다. 화가는 젊은 시절부터 아버지와의 갈등, 부인과의 불화로 괴로움을 겪었다. 성공은 만년이 돼도 찾아오지 않았다. 세상으로부터 고립됐지만 오로지 자신만 믿고 그림을 그렸다. 평온한 색조에는 확고한 신념이 담겨 있다.
그림은 ‘침묵의 목소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미술치료는 미술 활동을 통해 감정이나 내면세계를 표현하고 기분의 이완과 감정적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방법이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느낌과 생각을 그림을 통해 표현하는 방식이다. 스에나가 씨는 “미술치료 자체가 직접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신적인 면에서 기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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