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계천문화관은 17일 ‘서울 대중가요-서울을 노래하다’ 특별전 개최를 위해 1908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을 소재로 한 대중가요를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문화평론가 최규성 씨와 단국대 장유정 교수가 분석에 참여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약 100년간 서울을 소재로 한 가요는 1141곡이었다. 가수는 710명으로 나훈아 이미자가 각각 14곡으로 가장 많이 불렀다. 작곡가로는 최근 별세한 박춘석이 22곡으로 가장 많았고, 작사가로는 반야월이 31곡으로 가장 많았다.
이 노래들에는 서울의 변천이 담겨 있다. 1930년대부터 광복 이전까지는 종로와 한강을 노래한 게 대부분이었다. 당시에는 청계천을 중심으로 북촌과 남촌으로 갈린 시기여서 일본인이 많이 살던 명동은 가요의 소재가 되지 못했다. 노래 제목에 ‘서울’을 처음 넣은 곡은 1929년 랑소희의 ‘서울마치’다.
광복 이후 서울을 노래한 곡은 현인의 ‘럭키서울’, 장세정의 ‘울어라 은방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노래에서 서울은 한강과 종로를 벗어나 명동, 소공동, 남대문, 세종로, 삼각산, 을지로, 마포, 미아리고개, 우이동으로 확대됐다.
1960년대에는 전쟁의 잿더미를 딛고 일어서는 활기찬 서울을 노래한 곡이 많았다. 최 씨는 “여성트리오 이시스터즈의 ‘서울의 아가씨’, 유주용의 ‘서울 여대생’처럼 도시의 구체적 인물들을 밝고 희망차게 묘사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1970년대에는 지방에서 서울로 이주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불광동, 우이동, 도봉산 등이 노래에 등장했다. 양병집의 ‘서울하늘’이나 양희은의 ‘서울로 가는 길’은 군사정권에 의해 금지곡이 되기도 했다.
특별전은 23일부터 5월 23일까지 서울 성동구 마장동 청계천변에 있는 청계천문화관에서 열린다. 최 씨가 수집한 서울 노래가 수록된 음반,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의 악보와 가사집, 가수들의 사진 자료, 가요제 트로피와 음악다방 자료 등 320여 점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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