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샘터’의 40년 역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이 잡지의 지면을 장식했던 쟁쟁한 기고자들이다. 법정 스님, 이해인 수녀, 소설가 최인호 씨 등 우리 시대 대표 문사들이 ‘샘터’와 인연을 맺고 글을 연재했다. 세상에 대한 깊은 혜안과 통찰과 따뜻한 위로를 담아낸 이들의 산문에서 독자들은 일상을 사는 힘과 용기를 얻었다.
소설가 최인호 씨의 연작소설 ‘가족’은 국내 잡지 사상 가장 긴 연재로 꼽힌다. 지난해 말 연재를 마치기까지 1975년부터 35년간 작가의 가족, 주변 이웃에 관한 이야기를 기록하며 독자들과 소통해 왔다. 수필가였던 고 장영희 서강대 교수는 샘터에 연재했던 칼럼을 ‘내 생애 단 한번’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등 두 권의 책으로 출간했다. 이 중 ‘살아온 기적…’은 지난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동화작가인 고 정채봉 선생 역시 샘터와 인연이 깊다. 그는 ‘샘터’의 편집장과 주간을 지냈으며 ‘생각하는 동화’(1984∼1998년) ‘이솝의 생각’(1998∼1999년) 등을 연재했다. 여러 종교인 역시 글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과 삶의 지혜를 전하며 대중과 소통했다. 최근 입적한 법정 스님은 ‘고산순례’ ‘산방한담’ 등을 연재했으며 시인 이해인 수녀는 ‘두레박’ ‘꽃삽’ ‘흰구름 편지’ 등 다양한 칼럼을 ‘샘터’ 지면에 실었다.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교양지’란 캐치프레이즈 아래 창간된 월간 샘터는 40주년 기념호인 4월호에서 ‘다시, 행복!’이란 주제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마라토너 이봉주 씨 등 각계 인사 40명에게 각자의 행복론에 관한 글을 받아 특집을 구성했다.
“아이의 보드라운 머리칼이 내 턱밑을 간질일 때”(여성학자 박혜란) “초등학교 저학년 때 뜀틀 앞구르기에 성공했을 때”(뇌성마비 장애인 최초 미국 조지 메이슨대 교수 정유선) “온전한 행복을 느낄 때는 산을 내려온 뒤”(산악인 엄홍길) 등 행복이란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이들의 ‘행복론’이 전한다.
이번 기념호의 표지는 40년 동안 ‘샘터’ 표지를 장식했던 역대 481개 표지를 모았다. 그동안 월전, 운보, 산정 등 동양화의 대가들과 장욱진, 김원, 박용선, 천경자 씨 등 한국 미술계의 대표적 화가들이 그린 그림들이 ‘샘터’ 표지를 장식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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