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몸싸움을 벌이다

  • Array
  • 입력 2010년 3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 안형준 2단 ● 홍기표 4단
준결승 1국 7보(115∼126) 덤 6집 반 각 3시간

흑 15부터 다시 보자.

백이 ○로 흑 대마의 허리를 끊겠다고 위협하자 흑은 곱게 연결하지 않고 흑 15로 반격에 나섰다. 그만큼 백이 엷다는 의미다. 안형준 2단은 흑 15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백의 텃밭이었던 좌변. 수십 집이 날 수 있던 곳에서 오히려 흑에게 역공당하는 현실이 믿기지 않을 것이다.

백은 그냥 물러설 수 없어 일단 백 16으로 찔러본다. 이때 흑 17이 준비된 수. 이어 흑 21로 뛰어드는 수까지 성립한다. 백으로선 참고도 백 1로 끊는 수가 성립해야 하는데 흑 6까지 백 5점이 잡혀버린다.

바둑의 흐름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서로 버티던 흑백이 드디어 한꺼번에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기 직전이다. 이곳 싸움은 길게 이어질 것이고 그 여파는 전판에 미칠 것이다. 이 싸움이 끝날 무렵엔 승부의 윤곽도 선명하게 드러나리라.

백은 어차피 실리를 지킬 순 없다고 보고 22로 흑 대마를 두 동강냈다. 물론 대마를 끊고 있는 백돌이 약해 어떤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흑은 한술 더 뜬다. 자신의 모양을 돌보지 않고 흑 23으로 백 귀에 침입한다. 백 26까지 뭐가 뭔지 모를 만큼 어지러운 싸움이 벌어졌다. 집중력이 이번 싸움의 관건이다. 잔가지는 쳐내고 승부의 핵심을 움켜쥐어야 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