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한 작품이 낳은 수익은 한국의 반도체 수출 10년 성과와 맞먹는다.’ 콘텐츠 산업의 막대한 문화·경제적 가치를 설명할 때 흔히 쓰이는 상징적인 말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PwC의 집계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세계 문화 콘텐츠 시장 규모는 1조8092억 달러(약 2058조 원)에 이른다. 2012년까지 연평균 6.6%씩 성장해 내년에는 2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에서도 애니메이션은 많은 나라들이 주목하는 대표적 문화 콘텐츠 산업이다. 2009년 기준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은 141억7500만 달러 규모. 캐릭터 상품, 온라인 게임, 영화, DVD, TV 프로그램 등 파생산업까지 고려하면 1000억 달러가 훌쩍 넘는 거대 산업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애들이나 보는 만화영화’란 인식이 강한 탓에 세계 시장에서 국산 애니메이션의 점유율은 0.3%에 불과하다.
콘텐츠 업계 전문가들은 “애니메이션이 앞으로 성장하고 커갈 어린이들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우리의 문화나 이미지를 알리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현재 한국의 많은 성인들이 어릴 적부터 접한 ‘우주소년 아톰’ ‘드래곤 볼’ ‘닌자 거북이’ 등 애니메이션은 대부분이 일본 것이었다. 일본 캐릭터가 지금도 국내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주요 이유다.
최근 중국은 애니메이션이 어린이 및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국 애니메이션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중국 애니메이션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이 12.3%로 세계에서 성장속도가 가장 빠르다. 해외 애니메이션에 대한 진입 장벽도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저녁 황금시간대에 외국 애니메이션 광고 및 방영을 금지하거나 중국 애니메이션 방영 비중을 전체 7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진입장벽이다. 중국은 어린이 수만 3억6700만 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시장이지만 해외 업체들이 진출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인 셈.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더 적극적인 제작 및 마케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지식서비스 수출에 집중하고 있는 정부는 조만간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서비스 수출을 위한 종합 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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