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90주년]동아일보는 한국 민족주의의 상징

  • 동아닷컴
  • 입력 2010년 4월 1일 03시 00분


○ 스인훙(時殷弘) 중국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과거에는 중국의 학자들이 북한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글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나는 2005년부터 2009년 중반까지 4년간 한두 달에 한 번씩 동아일보에 칼럼을 기고했다. 이후 다른 학자들도 한국의 여러 매체에 한반도 관련 글을 쓰기 시작했다. 동아일보에 내 글과 사진이 실리면서 한국의 많은 학자와 관료, 언론인들과 교류할 수 있었고 한국을 방문할 기회도 많이 생겼다. 동아일보의 명성은 국제관계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예전부터 익히 들어왔다. 중국의 다른 국제관계 학자들도 한국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영향력이 큰 동아일보를 중시하고 있다.

○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대 교수


1972년 10월 유신 당시 한국에 유학하고 있던 내게 동아일보는 무엇보다 민족주의의 상징이었다. 자유언론을 말살하기 위해 독재정권이 벽돌건물인 동아일보 구사옥 앞에 세워둔 계엄군 탱크의 모습은 연세대 정문 앞의 탱크와 겹쳐 지금도 나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다. 평화로운 일본에서 온 청년에게는 정말 낯선 경험이었다. 대통령 긴급조치가 발동됐던 시기엔 동아일보 사회면의 작은 기사들을 유심히 보며 행간을 읽었다. 당국의 검열에 항의하다 백지광고를 내야 했던 지면은 물론 광주민주화항쟁이나 헌법개정 청원운동을 전하는 기사 등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 마르틴 프로스트 파리 7대학 한국학 교수


신문이란 흐르는 물과 같다. 매일 비슷하면서 매일 다르다. 매일 봐도 싫증나지 않는다. 오히려 안 보면 보고 싶다. 동아일보는 1920년부터 90년 동안 한국인에게 그런 신문이었을 것이다. 1992∼1996년 주한 프랑스대사관 문화정책담당관으로 있을 때 동아일보에 칼럼을 기고를 했다. 동아일보에는 말하고 싶은 대로 다 말할 수 있어 좋았다. 당시 한국 정부는 국가 이미지 개선을 위해 택시 합승의 습관을 바꿔보려 노력했다. 나는 그것도 매력있는 한국의 풍습이니 그냥 두자는 파격적인 주장을 했는데 동아일보는 자유롭게 실어줬다. 어려움이 있을 때면 내 친구 동아일보에게 가서 언제든지 말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학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이곳 파리에서 나를 기쁘게 한다.

○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소장


20여 년 전 미국 브리검영대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동아일보를 처음 만났다. 동아일보는 당시 대학 도서관에서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한국신문이었다. 특히 한국근현대사를 연구하면서 동아일보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많이 했는지 알게 됐다.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 과정에서 민족의 눈과 귀가 됐고 군사독재 시대에는 민주화 운동에 크게 기여했다. 워싱턴에서 한반도 전문가로 자리 잡는 데도 동아일보와의 인연은 빼놓을 수 없다. 동아일보가 없었다면 소장파 전문가로 막 활동을 하기 시작한 내 목소리가 미국의 정책전문가 집단이나 한국의 정책결정자 그룹에 전달되지 않았을 것이다.

○ 피터 벡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센터 연구원


2001년부터 2년 동안 동아일보 칼럼 ‘세계의 눈’을 집필하면서 만든 e메일 ‘beckdonga@hotmail.com’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당시 한국에 관한 글을 쓰면서 워싱턴에 있는 한반도 전문가들 그룹인 코리아 워처그룹을 조직하고 그들의 생각을 정기적으로 여론 조사하는 활동을 벌였다. 이후 국제위기감시기구(ICG) 동북아시아사무소 소장을 하면서 서울에 머무를 때도 동아일보를 통해 한미관계의 올바른 지향점, 한국인들의 대북관, 미국 대북정책의 문제점 등을 한미 정책당국자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

○ 토머스 허버드 코리아 소사이어티 이사장


동아일보 창간 9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2001∼2004년 주한 미국대사를 지낼 때 동아일보가 한국인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신문인지 잘 알 수 있었다. 나로서는 특히 동아일보가 한미 간 우호를 증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언론이라는 점에서 큰 고마움을 느꼈다. 또 동아일보가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기를 얼마나 진심으로 바라는지를 잘 알고 있다. 앞으로도 동아일보가 한미 우호관계 확대에 더욱 큰 기여를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특파원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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