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학계의 ‘독도=한국땅’ 학설 세계 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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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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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부성 개입 ‘민간 자율’ 원칙 파기” 문제 삼아야
日 우경화 거세… 中高교과서도 영유권 표기 늘듯

3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동북아역사재단 대회의실에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홍성근 심정보 김용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이신철 성균관대 연구교수, 김영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왼쪽부터)이 토론을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3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동북아역사재단 대회의실에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홍성근 심정보 김용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이신철 성균관대 연구교수, 김영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왼쪽부터)이 토론을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일본 초등학교 새 사회 교과서의 본질은 우경화다. 이를 문제 삼아 일본의 지식인과 동아시아의 동조를 이끌어 내야 한다.”(이신철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

“야욕을 노골화한다고 해도 독도를 일본이 차지할 확률은 제로(0)다.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시민 네트워크를 활용해 일본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을 차분히 진행해야 한다.”(심정보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동북아역사재단이 3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동북아역사재단 대회의실에서 ‘일본의 초등 교과서 독도기술과 우리의 대응방안’을 주제로 한 긴급 학술회의를 열었다. 일본 정부(문부과학성)가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했다고 기술하거나 지도에서 자국 영토임을 명확히 한 초등 5학년 사회과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조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이번 사태는 일본의 우경화 경향을 보여주고 있으며 중고교 검정교과서가 발표될 내년과 내후년에 더욱 노골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독도를 ‘점’에서 일본 고유 영토로

홍성근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발표문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와 독도’에서 “일본은 2004년 이전에는 주로 독도를 점만 찍어서 표시하다가 이후 경계선과 함께 ‘한국이 불법점령하고 있다’거나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시키는 방식을 써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러시아가 지배하고 있는 북방 영토(남쿠릴열도)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일본이 전후 60여 년 만인 2006년 교육기본법을 바꾼 이후 충분히 예견돼 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재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일본이 자국의 젊은이들에게 애국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교육기본법에 따라 나라와 영토에 대한 교육을 강조한 교과서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 교수는 “기미가요 부활과 교과서는 결코 우연히 아니며 우리의 대응 방안도 일본 우경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양심 있는 지식인 및 시민단체들과 연계해 우경화가 초래할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여야 한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 日 자체 모순을 집요하게 지적해야

일본 정부가 이번 사태에 직접 개입한 것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본 정부는 검정 의견을 내면서 2개 교과서에 대해 독도와 울릉도 사이에 경계선을 그으라고 지시했다. 이는 일본이 지금까지 검정교과서로 인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교과서 내용은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한다”고 주장한 것과 상반된다고 이 교수는 지적했다.

일본은 1982년 교과용 도서 검정기준에 이른바 근린제국 조항을 만들었으나 이번에 이를 지키지 않았다. 그 내용은 “근린 아시아 여러 나라와 관련된 근현대의 역사적 사상(事象)을 기술하는 데 있어 국제이해와 국제 협조의 견지에서 필요한 배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연구위원은 “이 조항의 파기는 일본 스스로 역사적 책임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모순을 집요하게 문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하토야마 유키오 정권은 일본의 역사문제를 직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왔는데 한국 정부는 이 말을 근거로 교과서 문제의 해결을 촉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중고교 교과서가 더 우려

올해보다 내년과 내후년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08년 7월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와 2009년 12월 고등학교 지리역사과 학습지도 요령 해설서의 지침을 따른 일본의 검정교과서들이 2011년 3월과 2012년 3월에 대거 쏟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심정보 연구위원은 “시마네(島根) 현은 2004년부터 일본 교과서 회사를 상대로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운동을 꾸준히 펼쳤다”며 “우리도 일본의 양심적 시민단체와 연계해 출판사나 교과서 집필자들에게 우리의 입장을 알리는 활동을 꾸준히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연구위원은 “사안의 본질은 일본은 독도 문제를 국제법적 문제로만 인식하는 데 비해 우리는 역사적 관점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역사적 관점에 동조하고 독도는 역사적으로 한국 땅임이 분명하다는 일본 학자의 주장을 세계인을 상대로 알리는 활동도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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