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어린 초등학교 학생들에게까지 독도에 대한 거짓을 가르치려 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 앞에 정직하지 못한 나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진실을 가르치지 못하는 나라가 어떻게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겠습니까.”
정운찬 국무총리(사진)는 31일 서울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유관순상 시상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초등학교 사회교과서 검정을 통과시킨 데 대한 강력한 비판이었다. 정 총리는 전날 외교통상부 보고를 받고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분노를 느낀다”며 직접 연설문을 여러 차례 고쳤다고 한다.
정 총리의 발언 수위는 그동안 정부의 다른 당국자로부터는 듣기 어려웠던 강력한 톤이었다는 평가다. 외교부의 대변인 성명도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수준이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 문제를 일본 측과 외교적으로 풀어야 하는 우리로서는 하기 어려운 얘기를 총리께서 대신 해주셨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가 내년도 초등 사회교과서에 독도를 자국(自國) 영토로 표기하겠다는 방침이 알려지자 경북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31일 성명을 내고 “독도와 울릉도를 관할하는 지방정부로서 일본의 표리부동한 도발행위를 300만 도민과 함께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억지 도발은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에 대단히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는 만큼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가 추진하는 독도영토관리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정부는 2008년 9월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위한 영토관리사업 계획을 확정했다. 하지만 독도 방파제와 체험장, 독도해양과학기지, 현장관리사무소 건립 등 주요 사업이 환경 훼손과 외교 마찰을 우려하는 관계 부처의 반대로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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