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sure]쉽고 재미있는 운동 없나…“‘뉴스포츠’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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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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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 관중이 몰려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프로야구의 열기 때문에 야구를 직접 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동네 야구’를 해봤으면 누구나 아는 것처럼 제대로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의 야구는 으레 투수 한 사람을 위한 재미없는 경기가 되고 만다. 볼 넷 아니면 삼진 아웃의 연속인 것. 그렇다면 어린 학생들이나 평범한 사람들은 재밌는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을 접어야만 할까. 이런 이유 때문에 야구에서 투수를 없애고 규칙을 단순화한 ‘티볼’이 만들어졌다. ‘티볼’처럼 기존 종목을 누구나 좀 더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다른 종목과 결합하거나 변형한 새로운 스포츠를 ‘뉴스포츠’라고 부른다.》

○ 타자 전원이 타격해야 공수교대


뉴스포츠의 대명사인 ‘티볼’은 1998년 국제야구협회와 국제소프트볼연맹이 야구와 소프트볼의 장단점을 고려해 초등학생이나 여성들도 안전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고안했다. 타자는 투수가 던진 공을 치는 대신 키에 따라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배팅 티’라 불리는 막대 위에 놓인 공을 치게 된다. 쉽게 말해 골프와 야구를 결합한 것. 야구공과 달리 단단하지 않은 고무공이나 테니스공을 사용하기 때문에 부상 위험도 없으며, 좁은 공간에서도 가능하다.

룰 대부분이 야구와 비슷하지만 다른 규칙들도 있다. 야구에서는 스리 아웃에 공수가 교대되지만 ‘티볼’은 공격 측 타자 전원이 모두 타격해야 한 이닝이 끝난다. 마지막 타자가 타격을 끝낸 시점의 잔루 주자는 다음 이닝 시작 때 그대로 이어진다. 또 야구는 투 스트라이크 이후 파울은 스트라이크로 인정되지 않지만 ‘티볼’에서는 인정된다. 번트와 도루가 없는 것도 다른 점이다. ‘티볼’은 이미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도 인기다. 전북 익산시에서 어린이 스포츠단인 ‘스포츠박스’를 운영하는 김일수 강사(32)는 “재밌지만 위험하기도 한 야구를 어린이들이나 여성들까지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뉴스포츠가 티볼”이라며 “올해 처음 10명으로 시작했지만 불과 1주일 만에 20명 가까이 늘었고 관심을 갖는 학부모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양손으로 즐기는 ‘탁구+배드민턴’ 핸들러

핸들러는 탁구(ping pong)와 배드민턴(badminton)을 접목해 만든 종목으로 두 이름을 합쳐 ‘패드민턴(padminton)’이라고도 부른다. 라켓은 탁구에서, 셔틀콕은 배드민턴에서 가져 온 경우다. 배드민턴은 라켓이 길어 초보자들이 셔틀콕을 제대로 맞추기 어렵지만 핸들러는 라켓이 손바닥에 끼워져 있기 때문에 쉽다. 배드민턴의 셔틀콕이 빠르고 멀리 날아가는 것과 달리 핸들러의 셔틀콕은 무게가 다소 무겁고 느리며 멀리 날아가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뉴스포츠 종목 중에서는 운동량이 꽤 많은 편이어서 운동 부족 해결에도 좋다. 테니스, 탁구, 배드민턴과 달리 양 손으로 즐길 수 있어 균형감각을 키울 수도 있다. 배드민턴과 마찬가지로 라켓과 셔틀콕만 있으면 야외, 실내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핸들러 라켓은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 셔틀콕의 탄력을 높이고 손에 오는 충격을 완화해준다. 라켓은 손잡이 부분이 약하므로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게임 방식은 간단하다. 서비스권과 상관없이 상대 코트에 셔틀콕을 떨어뜨리면 점수를 획득하게 된다.


○ 라켓까지 없앤 인디아카

배드민턴의 셔틀콕처럼 생긴 공을 손바닥으로 치는 ‘인디아카’도 있다. 라켓을 아예 없애 배구와 배드민턴 그리고 탁구의 재미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손으로 치지 않고 발을 사용하게 되면 전통놀이인 제기나, 족구, 세팍타크로 등으로 변형도 가능하다. 공이 작고 가벼워 노인 체육종목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경기장은 배드민턴이나 배구코트와 비슷하다. 핵심은 인디아카 전용 공인 ‘인디아카 볼’. 머리 부분이 탄성이 뛰어난 스펀지로 돼 있고 4개의 큰 날개가 볼의 스피드를 완화해 주기 때문에 누구라도 쉽게 경기할 수 있다. 볼을 네트 넘어 상대팀으로 보내면 점수를 얻게 된다.

○ ‘빗자루 들고 우유팩 치기’가 스포츠로 변신

학창시절 빗자루를 스틱삼아 우유팩을 치고 놀았던 추억들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하다. 이 같은 경험이 스포츠로 만들어진 것이 ‘플로어볼’이다. 아이스하키, 필드하키, 인라인하키와 같은 하키의 일종이지만 훨씬 쉽다. 실내 체육관이나 농구장과 같이 평평한 바닥에서 부드러운 플라스틱 재질의 스틱과 볼을 사용해 상대방 골대에 볼을 집어넣으면 된다. 하키의 격렬한 ‘바디 체킹’이 절대로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어린이나 여성들과 섞어 경기가 가능하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원반을 ‘플라잉디스크’ 혹은 ‘프리즈비’라고 부르는데 이를 활용한 스포츠도 인기다. 대표적인 것이 ‘디스크 골프’. 골프와 플라잉디스크를 결합한 스포츠로 원반을 홀에 던져 넣은 순간에 최소 횟수를 기록한 사람이 승리한다. 골프와 마찬가지로 플라잉디스크를 던질 때 나무 등 각종 천연 장애물을 잘 피하는 것도 관건이다.

이외에도 현재 우리나라에는 육상형, 해양형, 산악형, 항공형 등 50여 종 가량의 뉴스포츠 종목이 보급돼 있다. 국민생활체육회에서 뉴스포츠 종목을 직접 개발하기도 하는데 골프와 구슬치기를 융합한 ‘히팅 골프’, 장기의 알까기를 응용한 ‘에그볼’, 제기차기를 응용한 ‘제기 족구’ 등도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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