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공연계 행사들이 잇달아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공연 관객 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5월 1∼9일 예정됐던 ‘2010 하이서울페스티벌’이 가을로 연기됐다. ‘하이서울페스티벌’은 서울시가 2003년부터 매해 5월 개최해온 봄 축제. 서울시는 “확실한 날짜를 잡지는 않았지만 일단 9월 이후로 미뤘으며 축제 프로그램도 대폭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의 봄가을 정기 공연인 ‘뜨락축제’도 올봄에는 열리지 않는다. 뜨락축제는 주중 점심시간에 클래식, 국악, 합창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공연해 직장인들의 호응을 받아온 행사다. 1988년 시작한 이래 세종문화회관에 공사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해마다 열렸지만 올해는 전면 취소됐다. 26일부터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야외음악공연 ‘별밤축제’도 6월 7∼26일(월∼금요일 오후 8시)로 연기됐다.
5월 1∼5일 경기 안산시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2010 안산국제거리극축제’도 취소됐다. 2005년부터 해마다 마임, 인형극 등 다양한 국내외 거리극을 선보여 왔지만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애도의 뜻으로 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연극계에서도 흥행바람이 기대됐던 연극 시리즈 ‘연극열전 3’은 4월 들어 매출이 지난해 대비 20% 넘게 떨어졌다. 최여정 홍보팀장은 “3, 4월이 연극계의 비수기라지만 다른 때보다 관객이 크게 줄어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평균 관객점유율이 90%를 넘던 흥행극 ‘라이어’도 4월 들어 관객점유율이 60∼70%로 떨어졌다. ‘라이어’ 제작사인 파파프로덕션 이현정 홍보팀장은 “‘라이어’는 편하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코미디극인데 연극 내용이 사회적 추모 분위기와 잘 맞지 않아 관객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겨울에도 공연계는 신종 인플루엔자 여파로 기대만큼의 관객을 모으지 못했다. 천안함 사건 여파로 침통한 봄을 지나면 올여름에는 월드컵 대회가 겹쳐 이래저래 공연계는 고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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