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지구를 보면 구름밖에 보이지 않았다. 태양과 대지와 만리장성은 모두 끝없는 노란 안개의 가면 밑에 누워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노인은 도시를 내다보면서 손자에게 말했다. “내가 네 나이였을 때 하늘은 파랗고 태양은 너무나 밝아 쳐다볼 수조차 없었단다.” 그러자 손자는 “저도 알아요. 사진으로 봤어요”라고 답하며 노란 구름을 쳐다봤다.
겨울이 돌아왔다. 환경 이상으로 너무 많이 내린 눈이 모든 것을 덮어 버렸다. 하늘은 하루 종일 낡은 담요처럼 어두침침하게 땅 위에 걸려 있었다. 하지만 담요와 달리 세상에 따뜻함을 전해 주지는 못했다. 가냘픈 햇살 한 줄기가 구름을 뚫고 들어올 뿐이었다. 노인은 두꺼운 외투를 두르고 몸을 떨며 말했다.
“태양을 단 한 번만이라도 다시 볼 수 있다면 그 무엇이라도 내줄 텐데.”
손자는 “구름을 뚫고 갈 수는 없느냐”고 물었다. 그렇지만 지구에는 비행기를 띄울 만큼의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았다. 노인과 손자는 기구를 띄워보았지만 노란 구름 위로 나가지는 못했다. “탑을 세워요. 태양을 향한 탑요.” 손자의 제안에 노인은 전 재산을 들인다면 가능할 것도 같다고 생각했다.
노인과 소년은 세상에서 가장 큰 바위 위에 하늘을 향한 도시를 짓기 시작했다. 30년 동안 일했지만 태양은 보이지 않았다. 지금껏 커다란 기계를 만들어 에펠탑, 피사의 사탑, 구겐하임 미술관 등 세상의 모든 건물을 통째로 들고 와 쌓았다. 드디어 태양이 눈에 들어왔다. 그날부터 사람들은 이 탑에 오르기 위해 줄을 섰다. 한 줄기 빛이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었다.
영국 출신의 저자는 지금까지 50여 권의 어린이 동화책을 냈다. 저자는 책의 끝부분에 “언제나 어린 시절의 마법을 믿으며, 인생을 제대로 산다면 이 마법은 절대 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는 마법 같은 이야기가 흥미로운 그림과 함께 펼쳐진다. 환경 문제에 대한 위트 있는 고발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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