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혁명 당시 시위 학생들이 경무대(현 청와대)에 면담을 요구했으나 거절된 뒤 경무대를 향해 밀려들면서 시위대를 향해 발포가 시작됐다는 내용 등이 담긴 주한 미국대사관 기밀문서가 발견됐다. 이 문서에는 이용운 해군 참모총장이 송요찬 계엄사령관의 쿠데타를 우려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성신여대 사학과 홍석률 교수가 미국 국립문서관(National Archive)에서 확보해 최근 번역한 A4 용지 2장 분량의 이 문서는 4·19혁명 다음 날인 1960년 4월 20일 오후 이 참모총장과 미국 해군 무관의 면담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참모총장은 해군 무관에게 “(시위) 학생들이 경무대 부근에 도착한 뒤 이들 중 4명이 경찰에게 다가와 내무부 장관, 대법원장과 면담할 것을 요청했고 (경찰) 캡틴이 이를 내무부 장관에게 보고했지만 장관이 거절했다. 거절 의사가 전달되자 군중이 앞으로 밀려들었고 경찰이 발포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또 다른 문서에는 학생들이 이승만 대통령과의 면담을 원했다는 내용도 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이 참모총장은 19일 낮 경무대로 가 김정렬 당시 국방부 장관 등 내각 요인들의 계엄령 선포 논의를 지켜봤다. 이 참모총장은 미 해군 무관에게 “송요찬 장군은 시민들과 가깝고, 민주당에 동정적이기 때문에 (계엄군인) 15사단이 도착하면 송 장군이 이승만 대통령을 제거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월터 매카너기 당시 주한 미국대사는 이 참모총장과의 면담 당일인 4월 20일 오후 10시 미 국무부로 이 문서를 긴급 타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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