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무대위에 녹아든 ‘아이돌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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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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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
연기★★★☆ 노래★★★★ 무대★★★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에서 주봉 역할을 맡은 온유 씨(왼쪽)가 로라 역의 이주원 씨와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고 있다. 사진 제공
 PMC프로덕션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에서 주봉 역할을 맡은 온유 씨(왼쪽)가 로라 역의 이주원 씨와 사랑의 이중창을 부르고 있다. 사진 제공 PMC프로덕션
창작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의 관람 포인트는 캐스팅이다. 초연이 아닌 만큼 무대도 플롯도 안정적이다. 누가 연기하느냐에 공연의 평가가 달렸다. 주연인 석봉과 주봉 형제 역할은 모두 이 작품에 새로 합류하는 배우들이 맡았다.

아이돌 그룹 ‘샤이니’ 멤버 온유 씨의 출연은 단연 화제였다. 티켓 파워로만 그칠지, 그 이상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형제는 용감했다’는 아버지의 부고를 받고 안동 고향집으로 내려온 두 아들 석봉이와 주봉이가 그간 맺힌 사연들을 풀어놓는 이야기다. 온유 씨는 둘째아들인 고시생 주봉이 역할을 맡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는 선방했다. 곱고 차분한 음색으로 노래를 소화해 뮤지컬 무대에서의 모습이 어색하지 않았다. 뮤지컬은 장르 특성상 춤도 자주 등장하고 온몸을 동원해야 하는 연기가 적지 않은데, 그의 움직임은 댄스가수답게 자연스러웠다. 연기가 달리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문제다. 대사가 밋밋하고 감정 표현이 약해 때때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이 나왔다. 이웃집 여인 로라를 놓고 형 석봉과 사랑의 줄다리기를 하는 장면에서는 뮤지컬 경력이 10년이 넘는 배우 김재만(석봉) 씨와 이주원(로라) 씨 사이에서 묻히는 기색이었다.

이야기를 이끌어간 것은 형 석봉이다. 김재만 씨의 무대 장악력이 강해서다. 종갓집 장손으로서 아버지의 죽음 뒤 져야 할 의무감에 대한 불안감을 솔직하게, 때로 코믹하게 풀어내는 그의 연기는 능숙했다. 또 다른 주봉 캐스팅인 이지훈 씨의 경우 뮤지컬 무대에 선 경험이 적지 않음에도 김재만 씨와 한 무대에 섰을 때는 역시 석봉 쪽에 무게감이 갔다. 이지훈 씨는 노래와 연기 모두 안정감이 있었다. 다만 ‘고시생을 가장한 백수’라기엔 외모가 수려해서 감정이입이 잘 안될 때도 있었다. 4만∼8만 원. 6월 20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아티움. 1544-1555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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