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엄마 손잡고 공연 나들이 ‘신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2일 03시 00분


어린이들이 볼만한 공연

《자, 밖에 나갈 때가 됐다. 주중엔 짓궂은 비 소식이
있다지만 기상청 예보론 주말 날씨는 ‘구름 조금 해님 반짝’이다.
아이들은 어린이날을 손꼽아 기다리기
시작했다. 때마침 가족공연 시즌이다. 눈과 귀를 한꺼번에
자극하는 공연은 아이들한테 꽤 오래 남는다.
몇 달이 지나도록 “엄마 그때 본 거, 노래하고 춤추고 그거 있잖아…”
라며 재잘거린다.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아이들 나이에 따라 추천할 만한 공연을 골랐다.》

■ 3~7세 : 캐릭터 쭈∼욱

‘토마스와 친구들’ 사진 제공 마스트엔터테인먼트
‘토마스와 친구들’ 사진 제공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이 시기 아이들에겐 익히 아는 이야기가 먹힌다. 집중력이 높지 않은 아이들은 잘 아는 캐릭터가 나오면 꽤 오래 무대를 지켜볼 수 있다. ‘토마스와 친구들’ ‘방귀대장 뿡뿡이’ ‘브레멘 음악대’는 예매율 70%에 이르는 가족 뮤지컬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설레게 하는 건 TV에서 봤던 기관차 토마스와 방귀대장 뿡뿡이, 그림책으로 본 당나귀와 수탉, 개, 고양이가 무대에서 실제로 움직인다는 것. 실리콘 얼굴의 토마스는 애니메이션에서 본 것처럼 눈알을 굴리고 눈썹을 움직이며, 뿡뿡이는 객석의 아이들과 같이 종이비행기를 접으면서 ‘뿡뿡이가 좋아요’ 노래를 함께 부른다. 비교하자면 10대 팬이 콘서트장에서 아이돌 가수를 실제로 볼 때의 느낌처럼 아이들에겐 설레는 체험이 된다.
■ 8~10세 : 호기심 확


‘가믄장 아기’ 사진 제공 나온컬쳐
‘가믄장 아기’ 사진 제공 나온컬쳐
학교에 들어가 다양한 교과목을 배우면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학구적인 호기심이 생겨난다. 이 시기 어린이에겐 재미도 있고 학습 효과도 갖춘 공연이 적합하다. 역사탐험극 ‘박물관은 살아있다’의 주요 관람객은 초등학교 2, 3학년. 고구려 주몽처럼 활쏘기도 배워보고 퍼즐로 된 고분 벽화를 맞춰보면서 고구려의 역사를 배우는 체험 공연이다. ‘꼬질꼬질 엽기과학 체험전’은 ‘너무너무 궁금하지만 창피해서 못 물어봤던 우리 몸에 관한 호기심’을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기회다. 왜 코딱지가 생기는지, 트림을 하는 이유가 뭔지, 왜 방귀를 뀌는지 같은 의문을 거대한 장난감 인체 모형들을 통해 하나하나 풀어갈 수 있다. 국립발레단의 ‘코펠리아’는 발레에 푹 빠진 여자아이들이 열광할 만한 작품. 발레리노 이동훈 씨가 공연 중간 중간 해설을 곁들이며 관객들의 이해도 도울 참이다.
■ 11세 이상 : 예술성 쑥

‘코펠리아’ 사진 제공 국립발레단
‘코펠리아’ 사진 제공 국립발레단
몸도 마음도 훌쩍 자라는 초등학교 고학년. 이때부턴 작품의 수준을 따지게 된다. 예술적 감각도 키워주고 생각해볼 만한 거리도 던져주는 공연이 맞춤하다. 연극 ‘가믄장 아기’는 부모 덕이 아니라 자궁 덕으로 살았다고 말하는 바람에 부모한테서 쫓겨난 가믄장 아기가 길 위를 떠돌면서 겪는 모험 이야기다.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이겨내는 설화 속 많은 여인과 달리 혼자 힘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여성의 모습을 극화했다. 뮤지컬 ‘분홍병사’의 주인공은 분홍색이라서 남자아이도 좋아하지 않고 총을 들고 있어서 여자아이도 좋아하지 않는 분홍병사가 들려주는 장난감 가게 이야기다. 고가제품 일색인 장난감 매장 등 요즘 세태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담겨 공연 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이야기해 봄 직하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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