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하는 뇌, 생각하는 기계/제프 호킨스, 샌드라 블레이크슬리 지음·이한음 옮김/416쪽·2만3000원·멘토르
공상과학영화에는 지능을 가진 컴퓨터가 등장한다. 인류는 이런 컴퓨터의 개발을 꿈꾸면서도 혹시나 ‘생각하는 컴퓨터’가 인간에게 해악을 끼치지는 않을까 두려워한다. 이 책은 지능을 가진 컴퓨터의 실현 가능성을 분석한다.
책의 대부분을 쓴 제프 호킨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손꼽히는 컴퓨터 설계자다. 공저자인 샌드라 블레이크슬리는 전직 뉴욕타임스 과학담당 기자로 호킨스의 저술을 도왔다. 호킨스는 뇌 과학자가 아닌 컴퓨터 전문가이지만 뇌의 작동 원리를 밝혀내고 그것을 토대로 ‘지적인 기계’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뇌 연구에 몰두했다.
연구는 지능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했다. 호킨스는 예측이 지능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뇌는 사건의 순서와 그것들이 어떤 식으로 관련되어 있는지 기억하고, 그 기억을 토대로 예측하고 경험을 저장하는 체계다. 지능 지각 창조성의 토대가 기억과 예측의 체계다.
언어 수학 등 지능이라고 할 수 있는 활동은 뇌의 신피질에서 이뤄진다. 인간의 신피질은 약 2mm 두께로 신경계의 기본 단위인 뉴런 300억 개로 구성된다. 신피질은 공간적 시간적 패턴을 만들고 이를 다시 감각기관에 명령을 내려서 우리가 사물을 인지하고, 생각하고, 행동하게 한다. 패턴으로 신피질에 기억된 정보는 순서 저장, 자동 연상 회상, 불변 표상의 세 가지 특징을 보이는데 이는 과거의 기억을 토대로 미래를 예측할 때 필요한 요소이다.
호킨스는 지금까지 인공지능을 만들려는 시도가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지능이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단지 인간의 행동을 모방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그는 뇌의 작동 원리대로 기억과 예측 체계를 갖춘다면 지적인 기계가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또 지적인 기계에 인간의 감정을 집어넣으려고 애써 설계하지 않은 한 기계의 반란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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