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중세연극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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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9일 03시 00분


서강대 개교 50돌 맞아
‘에브리맨’ ‘미라클’공연

서강대가 개교 50주년 기념작으로 공연하는 ‘미라클’의 연습 장면. 사진 제공 여유작
서강대가 개교 50주년 기념작으로 공연하는 ‘미라클’의 연습 장면. 사진 제공 여유작
올해 개교 50주년을 맞은 서강대가 ‘문화적 암흑기’로 불리는 서양 중세를 대표하는 두 편의 연극을 무대에 올린다. 5월 6∼15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공연할 ‘도덕극 에브리맨’(연출 최용훈)과 15일 오후 7시 반 서강대 캠퍼스 전역에서 공연을 펼칠 ‘성서극 미라클’(연출 김종석)이다.

‘만인(萬人)’으로 번역되는 ‘에브리맨’은 에브리맨이란 인물이 ‘죽음’의 부름을 받고 평소 가까이 지냈던 ‘재물’ ‘미모’ ‘지혜’ ‘힘’ 등에게 동행을 청했다가 퇴짜를 맞지만 ‘참회’와 ‘선행’에 의해 구원의 길에 든다는 내용이다. 순환극이나 신비극으로도 불리는 ‘미라클’은 창세기와 예수의 탄생과 부활 등 성경의 주요 장면을 발췌해 극화한 작품이다.

두 작품은 권선징악의 교훈적 내용과 천편일률적 성격 묘사로 저평가돼온 중세연극의 대표작들이다. 국내에서도 공연전문단체에서 공연된 적은 없다.

그럼에도 서강대가 개교 50주년 기념공연으로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은 ‘중세의 재발견’이라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최근 학계에서는 ‘생동감 넘치는 시대’로 중세를 재조명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중세연극도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쌍방향 공연, 허구와 실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가상현실의 축제극적 성격이 새롭게 조명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에 공연하는 ‘미라클’은 서강대 동문뿐 아니라 지역주민까지 350여 명이 직접 출연하고 관객 포함 2000여 명이 동참하는 최첨단 거리축제극으로 펼쳐진다. 캠퍼스를 계속 이동하면서 학교 건물에 대형 영상을 쏘고, 라이브 음악 연주에 맞춰 대형 인형과 인공조형물이 춤을 추면서 배우와 관객의 경계를 허물면서 진행된다.

한편 연세극예술연구회는 연세 창립 125주년을 기념해 동문합동공연으로 5월 27∼29일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연극 ‘피가로의 결혼’을 올린다. 표재순 예술경영지원센터 이사장과 원로배우 오현경 씨가 제작자와 예술감독으로 참여하고 김태수 극단 완자무늬 대표가 연출하는 이번 공연에는 서승현 이영후 김종결 지영란 명계남 이대연 김소희 씨 등 동문배우들이 여럿 출연한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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