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에 이르는 동안 일어난 대형 사건들을 따라 검찰 안팎을 들여다본 책이다. 약 20년간 검찰을 취재해 온 월간 신동아 기자인 저자는 그간의 취재 내용을 보완해 사건과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사건 관계자를 만나 나눈 대화 등 자세하고 생생한 이야기가 많다.
‘노무현은 유죄인가’에서 지난해 5월 23일 갑작스러운 서거로 결론 나지 않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사건을 다룬다. 검찰의 수사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 가족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640만 달러를 받았다. 박 전 회장은 이 중 100만 달러를 노 전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을 받고 건넸다고 검찰에 진술했지만 노 전 대통령은 부인했다. 저자는 박 전 회장의 검찰 조사 때 항상 동석했던 변호인을 만나 나눈 대화를 자세히 실었다. 그 변호인의 말의 요지는 ‘박 회장이 없는 사실을 말하지는 않는다. 다만 박 회장이 대가를 바라고 돈을 건넨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박 전 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검사들도 있었다. 이들은 1990년대 부산지검 동부지청 검사로 재직할 당시 히로뽕을 투약하고 여성 탤런트와 성매매를 한 박 회장을 구속기소하면서 인연을 맺었던 검사들이었다. ‘검사-피의자’의 관계가 ‘검사-후원자’로 바뀌는 어두운 일면이다.
저자는 이명박 정부 검찰에 대한 평가, 검찰과 삼성과의 관계 등을 1부에서 다뤘다. 2부에서는 2007년 삼성비자금 사건, 2003년 현대비자금 사건, 1999년 옷 로비 사건 등을 다뤘다. 검찰과 정치권의 갈등, 대형사건 수사의 이면, 검사들의 사고방식과 검찰의 조직논리, 시대 상황에 따른 검찰의 현안을 엿볼 수 있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등 10명의 검찰 관계자 인터뷰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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