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에서 가장 무서운 구절이다. 마흔이면 덕을 이루어야 할 나이이거늘 내 잘못으로 남의 미움을 받는다면 그것으로 끝장이라고 공자는 ‘陽貨’편의 맨 마지막인 제26장에서 말했다. 무슨 까닭이 있어서 특정한 누군가에게 한 말이겠지만 보편적인 가르침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見惡는 수동태로 남에게 미움을 받는다거나 군자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다. ‘陽貨’ 제24장에서 공자는 군자도 미워함이 있으니 남의 악함을 말하는 자, 하류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훼방하는 자, 용기만 있고 예의가 없는 자, 과감하기만 하고 융통성 없는 자를 미워한다고 했다.
또 자공은 상대방의 마음을 탐지해서 그가 말하기도 전에 사실을 말해버리면서 스스로 지혜롭다고 여기거나 상대방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불손하고 교만하게 굴면서 스스로 용기가 있다고 여기며 상대방의 사적인 비밀까지 폭로하면서 스스로 정직하다고 여기는 자를 미워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마흔이 되어서도 미움을 받는다는 것은 마흔이 되어서도 공자가 미워한 자나 자공이 미워한 자처럼 행동하는 자를 우선 가리킨다고 보아도 좋다. 終也已는 ‘끝장일 따름이다’라는 뜻이다.
공자는 자서전을 적듯이 자신의 일생을 개괄하면서 四十의 나이에 不惑(불혹)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했다. 나의 외부에 있는 명예나 부귀 따위에 휘둘리지 않고 올바른 理念에 따라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禮記’에서는 四十의 나이를 强이라고 했는데 마흔이 되어야 비로소 벼슬을 살고 공적활동을 할 수 있는 연령이라고 봤다. 오늘날로 보면 四十이라는 숫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나는 믿고 싶다. 五十이 되어서 지난 四十九年의 잘못을 깨달았던 거伯玉(거백옥)처럼 우리는 누구나 인생의 轉機(전기)가 필요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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