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단 한 작품에 초점을 맞춘 공연축제는 이번이 세계 최초입니다. 그렇지만 똑같은 작품이라도 해석이 다 다르기 때문에 질리지 않는 게 ‘햄릿’의 매력이죠.”
세계 최고 수준의 ‘햄릿’만 모아서 공연한다는 아이디어는 국제 셰익스피어 페스티벌의 에밀 버로기냐 예술감독(70)이 13년 전 구상했다. 1996년 셰익스피어 페스티벌을 창립한 그는 이 페스티벌을 통해 루마니아의 소도시 크라이오바를 세계 연극계에 알렸다. 160년 전통의 마린 소레스쿠 국립극장 총감독을 12년간(1988∼2000년) 맡아 이 극장을 셰익스피어 전문극장으로 키운 그는 축제 때마다 참신한 주제를 내세워 세계적 셰익스피어 공연을 한자리에 모아왔다. 축제는 2006년부터 격년으로 열리며 올해가 일곱 번째다.
“2008년엔 ‘위대한 연출가, 위대한 공연, 위대한 극장’을 주제로 영국의 피터 브룩, 미국의 로버트 윌슨, 러시아의 레프 도진, 리투아니아의 네크로슈스의 작품을 한꺼번에 무대에 올렸습니다. 다른 셰익스피어 축제에서도 이들의 작품을 한두 편씩 볼 수는 있지만 이 모두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것은 우리 축제에서만 가능한 일이죠.”
연희단거리패의 ‘햄릿’을 영상으로 보고 직접 초청한 그는 “실제 공연을 보니 기대 이상으로 아름답고 에너지가 넘친다. 한국 연극은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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