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微子(미자)’편의 제2장은 魯(노)나라 士師(사사)로서 정직함을 신조로 삼았던 柳下惠의 일화를 기록했다. 士師는 獄事(옥사)를 담당하는 獄官의 長이다. 유하혜는 세 번 士師가 되었으나 세 번 모두 직책에서 쫓겨났는데 어떤 사람이 ‘당신은 세 번이나 쫓겨나는 험한 일을 당했거늘 어째서 아예 나라를 떠나지 못하는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유하혜는 正道를 걸으면 어느 나라에 가든 서너 번 쫓겨나는 것은 면하기 어려우며, 만일 벼슬 살면서 부정한 짓을 한다면 굳이 조국을 떠날 필요도 없다고 대답했다. 강조점은 위에 있다. 曰의 주어는 유하혜다.
直道는 자기의 길을 굽히지 않는다는 뜻으로, 반대어가 枉道(왕도)이다. ‘焉∼不∼’은 ‘어찌 ∼하지 않으랴’, ‘何必∼’은 ‘어찌 ∼할 필요가 있는가’로, 둘 다 反語이다. 黜은 退와 같으며, 免職(면직)을 말한다.
앞서 ‘衛靈公(위령공)’편에서 공자는 노나라 대부 臧文仲(장문중)이 유하혜의 현명함을 알고도 그를 등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장문중을 竊位者(절위자)라고 비판했다. 절위자란 지위를 훔친 자란 뜻이다. ‘맹자’에서는 유하혜를 和를 이룬 성인이라고 했다.
곧, 유하혜는 더러운 임금을 섬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작은 벼슬을 낮게 여기지 않았으며, 벼슬에 나가서는 자신의 현명함을 숨기지 않고 반드시 도리를 다하였고 벼슬길에서 버림받아도 원망하지 않고 곤경을 당해도 근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군주가 어떤 인물인지 관계없이 공공의 옳은 길을 걸어 나간 그의 모습은 공무원이나 공공기구의 직원이 본받아야 할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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