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 53회 국수전…지리멸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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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4일 03시 00분


○ 이창호 9단 ● 홍기표 4단
결승 5번기 3국 7보(118∼144) 덤 6집 반 각 3시간

위태롭던 좌변 흑 대마가 하변 백 석 점을 잡고 살았다. 게다가 백이 18에 보강하면서 선수마저 잡았으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아이러니하게도 백 18이 놓이는 순간 홍기표 4단은 일이 잘못되고 있음을 직감했다.

상변과 중앙 흑 대마를 안정시키려면 참고도 흑 1이 필요하다. 이 수로 두 말은 서로 연결하며 산다. 이것으로 흑 승? 아니다. 흑 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변 흑 진에는 큰 약점이 남아 있다. 백 2, 4에 두면 우변 흑 집은 급격히 쪼그라든다. 이 그림은 백승.

좌변 중앙 상변 등 모든 흑 대마를 다 살리고 백 석 점을 잡은 혁혁한 전과도 좌변 흑 진이 깨진 것만 못하다.

홍 4단은 흑 19에 둬 우변 흑의 약점을 임시로 때우고자 한다. 하지만 흑의 바람일 뿐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흑 25는 두 점을 사석으로 활용해 흑 대마를 살리자는 뜻. 이창호 9단은 여기서 칼을 뽑는다. 무난히 가도 유리하지만 성가신 상대를 일찍 제압하고 싶은 것이다. 백이 칼을 뽑자 국면이 어수선해졌다. 이젠 외길 충돌밖에 없다.

백 34에 흑은 저절로 비명이 터진다. 백 40도 뼈가 저리도록 아프다. 무엇보다 백 44에 흑 대마가 휘청한다. 흑이 아무리 용을 써도 백이 한 수를 놓을 때마다 숨이 턱 막힌다. 흑 대마의 명줄이 길지 않아 보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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