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기표 4단 ● 이창호 9단
결승 5번기 4국 2보(17∼30) 덤 6집 반 각 3시간
4국은 3월 23일 열렸다. 19일 3국이 열린 지 나흘 만이다. 홍기표 4단이 3국 때의 좋지 않은 기억을 완전히 떨쳐버리기엔 짧은 시간이다. 그래도 홍 4단은 씩씩했다. 백 18처럼 흔히 쓰지 않는 수를 의욕적으로 들고 나온다.
한 번 혼쭐이 난 이창호 9단도 홍 4단을 쉽게 다루지 않는다. 흑 19, 21이 빼어난 포석 감각. 백의 다음 수가 어려운 장면. 백 22로 참고 1도 백1에 두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이때 흑 2가 준비된 수. 보통이라면 백 3으로 째고 나가야 하는데 흑 8까지 백 3 한 점이 살아가기 어렵다. 백 22에 흑 23도 시원하다. 하변 흑 돌은 깃털처럼 가벼워서 백이 세게 공격하면 버리는 사석작전을 편다.
참고 2도가 그렇다. 백 22가 있는 걸 믿고 백이 재차 1로 공격하면 흑 2로 귀에 붙이는 수를 구사한다. 백은 공격한 체면을 차리기 위해 흑 두 점을 잡는 동안 흑은 귀를 접수한다. 이건 백이 당장 실리 부족증에 걸린다.
흑 25, 27로 뛰어나가 일단은 흑이 기분 좋다. 하지만 확인할 수 있는 수치는 아무것도 없다. 다만 느낌만 그럴 뿐이다. 아직은 누구도 기뻐하거나 낙담할 단계가 아니다.
흑 29와 백 30은 자연스러운 교환처럼 보이는데 여기에 승부의 중요한 갈림길을 만든 비밀이 숨어 있었다. 두 대국자 모두 간과한 수단은 무엇이었을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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