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에서]“불안해서 못보겠다” 연예가중계 MC 자질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일 03시 00분


# 장면 1

배우 신현준이 “이시영 씨는 매주 머리가 짧아진다”고 하자 이시영은 “신현준 씨는 매주 코가 자라는 것 같다”며 맞받아치며 웃는다.

# 장면 2

신현준이 “시영 씨 여기(목 중간)에 점이 있네요”라고 하자 이시영은 “여기 점이 없으면 귀신이라고 하던데”라고 말한다. 신현준이 “저도 여기 점이 있어요”라며 웃으며 말하자 이시영은 “거기 왜 (나처럼) 점이 있어요”라고 버럭 소리를 지른다.

친한 선후배 간의 사적인 대화 같지만 KBS2 ‘연예가중계’의 두 진행자가 생방송 중에 나눈 ‘방송 내용’(#1과 #2는 각각 지난달 29일과 22일 방송분)이다.

KBS는 지난달 15일부터 한석준 아나운서와 배우 이윤지 대신에 신현준, 이시영에게 공동 진행을 맡겼다. 남녀 배우에게 진행을 맡긴 것은 1984년 연예가중계 시작 이후 처음으로 KBS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모험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방송 3주가 지난 지금 연예가중계의 홈페이지에는 두 진행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보는 내내 불안하고 손발이 오그라들었다’(ID sediang) ‘진행이 너무 어색하고 뭐랄까 조마조마하다’(rhdmrh) ‘좀 더 격조 높은 전문 MC를 원한다’(ojlee00)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진행을 맡은 두 배우의 좋고 싫음을 떠나 이들이 진행하는 방송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다. KBS는 부적절한 진행자를 걸러내기 위해 4월 MC 선정위원회를 구성했지만 방송 진행자의 자질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시청자들의 불만이 커진 것은 신현준과 이시영이 초보 진행자답게 조심스럽고 안정감 있는 진행을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엉뚱한 농담과 사적인 대화를 두서없이 했기 때문이다. 이시영이 신현준에게 뜬금없이 복근을 보여 달라고 하거나, 신현준이 면박을 주는 이시영에게 “저 싫어하시나요?”라고 말하는 것은 방송에 불필요할 뿐이다.

김영선 KBS 예능국장은 “진행자들이 방송 중에 사적 대화를 하거나 농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동안 타성적으로 진행자들이 불필요한 애드리브를 해왔는데 이를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동영상 = ‘부태희’이시영, MC자리 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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