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천 (중국) 7단 ● 송홍석 (한국) 7단
5라운드 4보(93∼104) 덤 6집 반 각 1시간
바둑에서 착각은 필연적이다. 바둑 수는 무궁무진한 것과 마찬가지. 신이 아닌 이상 완벽한 수읽기를 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어떤 장면에선 ‘이 한 수’가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수많은 갈림길이 있다. 용케 올바른 길을 택한다고 해도 그 다음에 수많은 시험이 존재한다. 그래서 한 번 기막힌 수를 두는 것보다 착각을 줄이는 것이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길이다. “묘수를 세 번 내면 진다”는 오청원 9단의 말처럼 꾸준히 평균점 이상의 수를 두는 것이 낫다고 할 수 있다.
중앙에선 서로 모양을 정리하며 안정을 취했다. 선수를 잡은 흑. 드디어 좌상귀의 뒷맛을 터뜨린다. 그 첫 수는 당연히 흑 103. 아, 그 전에 흑 97을 선수한 것이 좌상귀 폭탄을 터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송홍석 7단이 예상하고 있던 수는 참고1도. 백 1, 3으로 젖혀 이으면 흑 10까지 패가 나지만 백의 부담이 적다. (나중에 실전과 비교하면 알 수 있다) 백은 설혹 귀의 흑을 살려주더라도 다른 곳에서 팻감으로 두 번 두면 충분하다.
만약 흑이 참고2도 백 1 때 패 없이 살아보겠다고 흑 2의 단수를 먼저 치는 것은 위험하다. 백이 3으로 뻗어 잡는 수가 있다. 흑 4 때 백 5가 독수다. 그러나 왕천 7단은 참고1도를 외면하고 백 104로 내려선다. 그가 여기서 중대한 수읽기 착각을 한 탓이다. 그 착각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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