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옆 대장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9일 03시 00분


복구용 철물 전통방식으로 제작
투명 가림막 설치 공정 일반 공개

국보 1호 서울 숭례문 복원공사 현장에 전통 대장간이 생겼다. 문화재청은 숭례문 복원에 필요한 철물을 만들기 위해 8일 공사 현장에 대장간을 설치했다. 이날 시연을 거친 뒤 숭례문 복원공사가 마무리되는 2012년까지 대장간을 운영하게 된다. 전통 방식으로 숭례문 복구용 철물을 제작해 숭례문 복원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한 것이다.

숭례문 복원공사 현장 동남쪽에 설치한 대장간 규모는 3×7m. 쇠파이프로 건물을 만들어 천막을 치고 앞뒤에 ‘숭례문 대장간’이라는 간판을 걸었다. 천막의 한쪽에는 18세기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대장간’을 디자인해 놓았다. 대장간 바로 옆의 복구 현장 가림막을 투명하게 만들어 지나가는 시민들도 대장간을 살펴볼 수 있다.

대장간엔 불을 지펴 쇠를 달구는 화로, 화로에 바람을 일으켜주는 풀무, 시뻘건 쇳덩이를 받쳐 놓는 모루, 쇳덩이를 메질할 때 쓰는 쇠메, 화로의 재를 긁어내는 구부러진 쇠자루, 메질한 쇳덩이를 담금질할 수 있는 나무 물통 등을 준비해 놓았다. 메질 담금질 등에 쓰는 도구들은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쇳대박물관이 제공한 것이다.

문화재청은 포스코로부터 강원 정선지역에서 나는 철광석 10t과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철광석을 경기 여주의 한 대장간에서 조선시대 철 성분의 철괴(철 덩어리)로 만든 뒤 숭례문 대장간으로 가져와 작업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철물 제작 과정을 시민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숭례문 복구단의 이정연 사무관은 “매일 작업하는 것은 아니지만 철물이 필요할 때 또는 주말 공개관람 때 주로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현재 숭례문 석축 위의 불 탄 누각 부재를 모두 해체하고 주변 발굴과 3차원(3D)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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