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성국’ 발해가 갑자기 멸망한 이유는… ◇백두산 대폭발의 비밀/소원주 지음/464쪽·2만 원·사이언스북스
해동성국이라 불리던 발해가 926년 갑자기 멸망했다. 일본 북부 지방에서 당시 백두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가 발견됐다. 발해를 정벌한 거란은 곧바로 떠났고 500여 년간 그 땅은 공황상태였다. 혹시 10세기에 있었던 백두산 폭발이 발해에 어떤 영향을 끼친 건 아닐까. 지은이는 지층을 파헤치며 정확한 백두산 폭발 연대를 찾으려는 지질학자들과 실증적 기록이 없다는 역사학자들 간의 논쟁을 정리했다. 아울러 각 영역의 학자들이 힘을 모은다면 규명되지 않은 백두산 폭발과 그 영향을 해결할 수 있으리란 기대도 담았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나라는 넓지만 좁은 집에 사는 중국사람들 ◇중국 읽어주는 남자/박근형 지음/256쪽·1만4000원·명진출판
중국은 남한 면적의 96배에 이르는 넓은 땅을 갖고 있지만 좁은 공간에 사는 중국인이 의외로 많다. 상하이의 전통 연립주택에는 6.6m²(약 2평)도 안 되는 공간에 사람들이 살고 있고, 대학 기숙사 또한 8인 1실이 많다. 서쪽 사막이나 고산지대를 뺀 국토의 60% 공간에 13억 인구가 살기 때문이다. ‘좁은 땅’에서 살지만 자신을 ‘천자국(天子國)’으로 여기는 중국인의 자존심은 매우 높다고 저자는 말한다. 중국 쓰촨대 사학과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은 저자는 5년의 유학생활에서 경험한 중국을 인문학적으로 해석한다.
“인문학은 위기를 말함으로써 위기를 넘어서는 학문이지, 위기 선언을 통해 자신을 지키는 학문이 아니다.” 인문학의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에게 인문학자가 답한 책이다. 저자는 서구 이론에 매몰된 한국 인문학의 현실, 인문학의 본질에 대한 이해 없이 이뤄지는 ‘통섭’ 논의 등을 비판한다. 저자는 학문이란, 나아가 인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답한다. 저자는 “‘지금, 여기의 인문학’은 삶의 태도를 바꾸는 데서 시작해 존재론적 변화가 이뤄지는 과정으로 나아갈 것이다. 진리와 정의, 평화를 원한다면 우리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철학… 과학… ‘세계 지성’ 27명과의 대화
◇휴머니스트를 위하여/콘스탄틴 폰 바를뢰벤 대담·편집 강주헌 옮김/572쪽·2만9800원·사계절
문학과 음악 건축 과학 철학 역사 종교 분야의 거장 27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 모음집. 수소폭탄을 개발한 에드워드 텔러, 현대 기술문명을 비판해온 과학자 어윈 샤가프, 힌두교 성직자이자 종교철학자인 라이몬 파니카르, 미국으로 망명했지만 미국적 사유를 비판해온 철학자 레셰크 코와코프스키 등 국내엔 아직 익숙하지 않은 인물의 사상을 훑어볼 수 있다. 번역 제목과 달리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같은 구조주의자나 일리야 프리고진 같은 물리학자처럼 인문주의자(휴머니스트)로 묶기 어려운 이들도 많이 포함돼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