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책읽기]구수한 입담으로 되살린 어릴적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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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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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이야기가 사라진 시대라고 합니다. 도시가 괴물처럼 덩치를 키우고 그 속에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정신없이 살아가기 때문이겠지요. 우리가 잠시 잃어버렸던 이야기를 구수한 입담으로 되살린 산문집 ‘성태 망태 부리붕태’가 나왔습니다. 작가는 소설 ‘늑대’로 문단의 주목을 받은 전성태 씨로 유년시절의 기억을 바탕으로 부모, 형제, 이웃에게서 ‘주운 이야기’들을 한 보따리 풀어놓습니다.

장면 하나. 개똥으로 불로장생약을 만든 아이들이 마을 할아버지를 찾아갑니다. “긍게 이걸 묵으믄 밍줄을 못 놓는다 이거제? 오마, 신통방통한 약일세. 근디 나는 오래 살고 자픈 마음은 하나도 없는디 어짤끄나?” “실험이니께 금방 죽어 불 수도 있어요.”(불로장생약)

장면 둘. 아이를 사이에 두고 아버지와 이발사가 벌이는 기 싸움이 치열합니다. “반만 깎아주고 제값을 다 받으면 도둑놈이제.” “대머리 머리 깎아 주는 디 면적 따져 돈을 받더냐?”(아버지의 셈법)

지금은 낯설지만 친숙한 이야기 하나하나가 읽는 이를 배꼽 잡게 만들고 가슴 한편이 뭉클해지는 감동을 줍니다. ‘주운 이야기’가 잠시나마 고단한 세상살이에 청량제가 되기를….

성태 망태 부리붕태(전성태 지음·좋은생각)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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