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전 사진 속 한자글꼴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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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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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 제 모습 찾기 ‘화룡점정’ 현판 제작 한창

고종 당시 중건 때 쓴 현판
6·25로 불타고 사진만 남아
월말까지 목판에 글씨 새겨 완성

1865년 중건 때부터 1950년 6·25전쟁 때까지 광화문에 걸려 있었던 한자 현판. 1900년경 찍은 것이다. 이번에 복원되는
 광화문에는 이 글씨체를 복원한 현판을 걸게 된다. 사진 제공 문화재청
1865년 중건 때부터 1950년 6·25전쟁 때까지 광화문에 걸려 있었던 한자 현판. 1900년경 찍은 것이다. 이번에 복원되는 광화문에는 이 글씨체를 복원한 현판을 걸게 된다. 사진 제공 문화재청
4년에 걸친 복원 작업을 마치고 광복절인 8월 15일 공개되는 경복궁의 정문 광화문. 광복절에 열리는 복원 기념행사의 핵심은 현판 제막식이다. 광화문(光化門)이라고 한자로 쓴 현판을 만들어 2층 목조 누각의 처마에 거는 것이 광화문 복원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인 셈이다.

이를 앞두고 현재 현판 제작이 한창이다. 현판 제작은 1865년 중건 당시의 현판 사진을 확인하고→중건 당시 현판의 서체에 최대한 가깝게 복원한 뒤→복원한 글씨를 목판에 새기고→목판에 새긴 글씨 위에 색을 칠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1865년 광화문을 중건할 때 현판은 한자로 쓰여 있었다. 이 현판 실물은 1950년 6·25전쟁 때 목조 문루와 함께 불에 타 사라졌다. 1968년 철근콘크리트로 복원하면서 한글로 된 현판을 달았다. 현판의 글씨는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썼다. 이후 2006년 12월 광화문 복원공사에 들어가면서 문화재청은 현판을 원래의 한자체로 바꾸기로 했다. 2007년 기존의 한글 현판은 떼내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 문화재청의 김원기 궁능문화재과장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일본 도쿄대가 소장하고 있는 사진 가운데 1900년 전후에 촬영한 광화문 현판 사진을 찾아내 서예 전문가들과 함께 이들 사진을 바탕으로 일부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을 보완해 한자 글씨체를 복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씨체 복원이 마무리되면 그 글씨체 그대로 테두리를 그리고 내부를 검게 칠해 현판용 글씨를 완성한다. 자문을 맡은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의 이동국 수석큐레이터는 “기본적으로 한석봉 서체를 토대로 하고 있으며 정교하면서도 시원시원한 궁중 현판 서체의 특징을 지닌 글씨체”라고 평가했다.

서체 복원이 20일경 마무리되면 목판에 글씨를 새기는 작업에 들어간다. 글씨 조각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06호 각자장(刻字匠) 기능보유자인 오옥진 씨가 맡는다. 현판은 가로 3.9m, 세로 1.5m 크기이며 재질은 소나무. 각자장 오 씨는 “목판의 틀은 모두 만들어 놓은 상태”라며 복원된 서체가 넘어와 각자 작업에 들어가면 일주일 이상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현판은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쓴다. 문화재청은 이달 말 현판 제작이 완료되는 대로 광화문 목조 누각의 2층 처마에 현판을 걸 계획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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