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폭포 호수 운하 1800개 섬… 오색찬란한 ‘물의 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6일 03시 00분


캐나다 온타리오州


《물은 생명. 그래서 사람은 물가에 산다. 물은 또 길이다. 100년 전까지만 해도 물자 수송은 주로 물길을 이용했다. 도로가 발달하기 전인 만큼 사람도 문물도 강을 따라 소통했다. 당시에 강은 길이요 생명이었다. 북미대륙의 두 나라,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을 이룬 강이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나이아가라 강, 오대호의 온타리오 호와 대서양을 잇는 1197km의 물길, 세인트로렌스 강이다. 제임스타운(미국 버지니아 주)에 첫 정착민촌을 건설(1607년)한 영국은 애초 이 강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눈과 매서운 추위 때문이었다. 하지만 늦깎이 프랑스는 달랐다. 신대륙 진출에 뒤진 터라 영국이 선점한 북미대륙을 피해 멀리 아시아를 살폈다. 그래서 북미대륙도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진출할 횡단루트의 경유지로 간주했다.

그 임무는 자크 카르티에 선장에게 주어졌고 그는 북미대륙 저편의 태평양으로 데려다 줄 전설 속의 대륙 횡단 강줄기부터 탐사했다(1534년). 그러다가 찾은 게 세인트로렌스 강이다. 카르티에 선장은 강을 거슬러 몬트리올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거센 급류 때문에 탐험은 중단됐다. 세인트로렌스 강의 몬트리올과 퀘벡 시를 확보하자 프랑스는 생각을 바꾼다. 신대륙의 거대한 땅과 무한한 자원에 매력을 느낀 것. 그래서 영국이 손대지 않은 세인트로렌스 강 유역으로 진출한다. 대륙 관통 수계만 장악하면 나머지 신대륙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섬나라 영국으로서는 미처 생각지 못한 대륙적 사고다. 그 임무는 사뮈엘 드 샹플랭 선장에게 주어졌다. ‘뉴 프랑스’(캐나다의 전신) 건설을 위한 세인트로렌스 강 대탐사였다. 그는 몬트리올 북쪽의 급류를 극복하고 오타와(현재 캐나다연방의 수도)까지 진출했다. 삼각주처럼 섬을 이룬 몬트리올 땅은 원주민에게나, 프랑스인에게나 탐나는 땅이었다. 그래서 무역거점도 여기에 설치(1609년)했다. 이곳은 현재 캐나다 연방 가운데 유일하게 프랑스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하는 퀘벡 주의 중심도시. 여기 건설된 최초의 프랑스 정착촌(1642년) 덕분이다. 세이트로렌스 강을 따르는 여행은 여름이 제격이다. 강의 원류인 오대호와 그 수계의 나이아가라 폭포는 물론 온타리오 호반의 토론토, 세인트로렌스 강의 출발점이자 ‘사우전드 아일랜드’의 고향 킹스턴, 캐나다연방의 수도 오타와를 두루 들를 수 있어서다. 나이아가라 강과 세인트로렌스 강을 따라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자연과 도시로 떠난다.》
헬리콥터에서 촬영한 나이아가라 폭포의 호스슈 폭포. 오대호의 이리 호에서 흘러나와 온타리오 호로 흘러드는 나이아가라 강의 일부로 왼쪽이 미국의 뉴욕 주고 오른 쪽이 캐나다의 온타리오 주다.
헬리콥터에서 촬영한 나이아가라 폭포의 호스슈 폭포. 오대호의 이리 호에서 흘러나와 온타리오 호로 흘러드는 나이아가라 강의 일부로 왼쪽이 미국의 뉴욕 주고 오른 쪽이 캐나다의 온타리오 주다.

○ ‘빙하 유전자’가 내포한 화석수(水)의 추락, 나이아가라 폭포

나이아가라 폭포를 감상하는 데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아래서 보는 방법인데 ‘메이드 오브 더 미스트’(폭포 유람선)를 타는 것이다. 이 배는 캐나다와 미국 양쪽에서 출발한다. 배는 아메리칸, 브라이덜베일 폭포를 차례로 지나 가장 규모가 큰 호스슈 폭포에 근접하는데 이때 우비 차림으로 폭포수의 거센 물보라 세례를 받는 게 하이라이트. 이 물이 지구 마지막 빙하에서 녹아내린 빙하수라는 사실을 알고 맞는다면 더욱 인상적이다.

두 번째는 커튼처럼 드리워진 폭포 물줄기를 뒤와 옆에서 보는 것. 테이블 록 하우스(폭포관람빌딩)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50m 아래 동굴과 절벽 옆에서 보는데 ‘폭포 뒤로의 여행(Journey Behind the Falls·유료)’으로 다녀온다. 세 번째는 공원을 걸으며 두루 살피는 것이고 네 번째는 4인승 헬리콥터로 상공에서 감상하는 것이다. 헬기가 부담스럽거나 미덥지 못하다면 스카이론타워(높이 160m)를 이용하자. 전망대 테라스 혹은 360도 회전 레스토랑에서 편안히 볼 수 있다. 조명의 옷을 입고 화려하게 변신하는 밤의 폭포도 감상거리다. 최고 감상 위치는 역시 스카이론타워다.

나이아가라 폭포 근방의 나이아가라폴스 온 더 레이크라는 타운에 있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 ‘더 리빙 워터 웨이 사이드 채플’. 여섯명 밖에 들어가지 못한다.
나이아가라 폭포 근방의 나이아가라폴스 온 더 레이크라는 타운에 있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 ‘더 리빙 워터 웨이 사이드 채플’. 여섯명 밖에 들어가지 못한다.
나이아가라 폭포 여행의 출발지는 토론토다. 자동차로 1시간 반 거리(90km)지만 내가 찾은 일요일에는 두 배쯤 걸렸다. 폭포 관광은 폭포에서 그치지 않았다. 토론토로 돌아오는 길에 ‘나이아가라폴스 온 더 레이크’라는 동네도 들르는데 앤티크숍과 레스토랑, 카페, 작은 호텔, 선물가게가 길(퀸스트리트)가에 줄지어 늘어서 한두 시간 쉬어가기에 좋았다.

이곳은 이름 그대로 강이 호수로 유입되는 곳에 자리 잡은 호반마을(온타리오 호). 그 강은 이리 호에서 흘러나와 폭포에서 추락한 뒤 온타리오 호로 흘러드는 나이아가라 강이다. 마을 밖에는 기네스북에도 오른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가 있다. 폭 3m, 길이 2.5m로 딱 여섯 명이 앉을 수 있는데 가끔 웨딩마치도 울린다.

나이아가라폴스 온 더 레이크는 캐나다 최대의 포도주 생산지로 400여 개 와이너리 중 130여 개가 여기에 있다. 이 중 여행객이 즐겨 찾는 곳은 세계적인 아이스와인 브랜드 ‘이니스킬린 와이너리’. 시음장과 판매장을 두루 갖추고 있다.

○ 온타리오 호반의 캐나다 제1도시 토론토

캐나다연방 수도인 오타와의 랜드마크 ‘팔러먼트 힐’ 의사당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음악조명쇼(무료). 9월 12일까지 매일 두 차례(오후 9시 반, 10시) 30분씩 진행된다.
캐나다연방 수도인 오타와의 랜드마크 ‘팔러먼트 힐’ 의사당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음악조명쇼(무료). 9월 12일까지 매일 두 차례(오후 9시 반, 10시) 30분씩 진행된다.
토론토는 캐나다 제1의 도시로 140여 개 모국어를 구사하는 100여 개국 사람이 모여 사는 만큼 다양한 문화가 녹아있다. 5개의 차이나타운과 2개의 이탈리아 지역, 코리아타운 등이 유명하며 7000여 개 식당에서 코즈모폴리턴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도시다. 토론토 역시 온타리오 호수의 물가에 자리 잡았다. 이곳 랜드마크라면 단연 CN타워(높이 553m). 447m 높이 전망대까지 1분 만에 오르는 초고속 엘리베이터 탑승, 거기서 조망되는 바다처럼 넓은 온타리오 호수 전경 감상은 토론토 여행의 ‘머스트 시(Must see)’ 코스다. 거리 퍼포먼스가 수시로 펼쳐지는 온타리오아트갤러리(AGO)와 1만2000여 족의 신발만 모아둔 바타슈박물관 등 박물관도 125개나 된다. 350개 상점이 든 대형쇼핑몰 이튼센터, 토론토의 문화와 예술, 그리고 레스토랑이 밀집한 디스틸러리 지구도 빼놓을 수없다.

○ 사우전드 아일랜드의 고향 킹스턴

19세기 유럽을 연상케 하는 나이아가라폴스 온 더 레이크 타운 모습. 나이아가라 강이 온타리오 호수로 유입되는 곳에 자리잡은 전원타운으로 폭포에서 차로 30분 거리.
19세기 유럽을 연상케 하는 나이아가라폴스 온 더 레이크 타운 모습. 나이아가라 강이 온타리오 호수로 유입되는 곳에 자리잡은 전원타운으로 폭포에서 차로 30분 거리.
캐나다 역사를 농축시켜 깡통에 담아 이름 붙인다면 ‘킹스턴’이라고 해야 한다. 건국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간직한 옛 수도(영국식민지자치정부·1841∼1844년)여서다. 그래서 도시 중심부는 19세기 유럽풍 건축물로 가득하다. 이곳은 온타리오 호반이자 동시에 세인트로렌스 강이 시작되는 곳. 오타와까지 강과 호수를 연결시켜 만든 장장 202km 물길 리도 운하의 한 끝이며 1865개에 달하는 섬의 집합, ‘사우전드 아일랜드’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물의 도시’인 만큼 공짜 페리 여행도 즐긴다. 15분 정도 승선 거리의 울프 섬을 왕복하는 페리로 이 섬 전망대에 오르면 사우전드 아일랜드의 멋진 풍광을 제대로 즐긴다. 19세기 적성국 미국의 침공에 대비해 킹스턴의 수로를 지키던 요새 ‘포트 헨리’(1812∼14년 건축)도 강변에 있으니 꼭 한번 들러보시도록.

사우전드 아일랜드의 1865개 섬(1개는 인공) 가운데 캐나다 것은 900개. 그중 20개만 정부 소유고 나머지는 모두 개인 소유다. 킹스턴을 떠나 오타와로 가는 도중 아이비리라는 작은 선착장 마을에서 유람선에 올랐다. 배는 한 시간 동안 섬이 밀집한 강을 유람하는데 하이라이트는 하트 섬 둘러보기였다. 이 섬은 그 자체가 물에 뜬 작은 성 모습인데 건물은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미국 뉴욕시내 소재)의 총지배인이자 백만장자 호텔리어인 조지 찰스 볼트가 부인의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지은 것(1899∼1904년 건축)으로 공사 도중 부인이 죽자 미완성 상태로 버려졌었다. 미국 땅이어서 캐나다에서 출항한 나 같은 승객은 섬에 상륙하지 못하고 배 위에서만 둘러볼 수밖에 없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 캐나다연방의 수도, 오타와


1857년 오타와가 연방 수도로 선정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서부개척기의 시끌벅적한 개척마을에 불과했다. 당시는 지명도 ‘바이타운(By town)’이라고 불렸는데 여기서 킹스턴을 잇는 리도 운하의 공사를 지휘했던 존 바이 중령의 이름에서 왔다. 당시 오타와는 강을 통해 목재를 반출하던 작은 마을. 그런데 총연장 202km의 리도 운하를 건설(1826∼1832년)하는 대규모 토목공사에 프랑스계 캐나다인과 아일랜드 노동자가 몰려들면서 붐 타운을 이뤘다.

시내의 바이워드 마켓이 그 유적. 이곳은 당시 노동자들이 술을 마시고 즐기던 유흥가. 지금은 각종 상점과 레스토랑, 바와 나이트클럽으로 가득 찬 쇼핑거리와 시장통이 된 지 오래다. 그래도 안 바뀐 것은 늘 북적대는 거리 표정인데 특히 줄이 끊기지 않는 곳은 ‘비버 테일’이라는 기름에 튀긴 빵을 파는 가게 앞.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사 먹어 한때 화제에 올랐던 먹을거리다.

오타와의 랜드마크라면 단연 연방의회 의사당이다. ‘팔러먼트 힐’이라고 불리는데 오타와 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있다. 세 개의 고딕건물이 나란히 서있고 가운데 건물에 런던 템스 강변의 빅벤(시계탑)을 연상시키는 시계탑이 있다. 이곳에서는 머스트 시 이벤트가 두 개 있다. 하나는 오전 10시에 30분간 펼치는 근위병 교대식이고 다른 하나는 해가 지면 이 건물을 스크린 삼아 펼치는 음악조명쇼(Light & Sound show). 모두 무료다.

캐나다 역사를 담은 캐나다국립문명박물관, 캐나다국립미술관, 리도 운하 건설 역사를 보여주는 바이타운박물관 등도 있다. 자전거타기를 즐긴다면 리도 운하를 따라 달리는 자전거 길 여행, 165km의 트레일이 있는 오타와 강 건너의 개티노 공원(퀘벡 주)도 권한다. 면적이 서울의 절반 이상인 개티노 공원은 단풍나무가 많아 단풍철(10월 초중순)에 찾아도 좋다.

온타리오 주=글·사진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 나이아가라 폭포









○ 여행정보

나이아가라 폭포 △공원: www.niagaraparks.com △유람선: www.maidofmist.com △헬기투어: www.niagarahelicopters.com △스카이론타워: www.skylon.com △와인: www.niagarwinefestival.com www.inniskillin.com ▽토론토 △관광: www.torontotourismkorea.com(한국어) www.torontotourism.com △로열온타리오박물관:www.rom.on.ca △바타슈박물관: www.batashoemuseum.ca △이튼센터: www.torontoeatoncenter.com △디스틸러리지구: www.thedistillerydistrict.com ▽킹스턴 △관광: www.visitkingston.ca △사우전드아일랜드: www.1000islandinfo.com www.1000islandcruise.on.ca www.1000islandscruises.com △포트 헨리: www.forthenry.com △트롤리관광: www.kingstonchamber.on.ca/tourism △자건거 투어: www.ahoyrentals.com ▽오타와 △관광: www.ottawatourism.ca △시내투어: www.aroundaboutottawa.com △의사당: www.parl.gc.ca/vis △음악조명쇼: www.mosaika-sl.ca △박물관: www.bytownmuseum.com www.civilization.ca △리도 운하: www.rideauheritageroute.ca △자전거여행: www.rentabike.ca △개티노 공원: www.canadacapital.gc.ca/gatineau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