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역사가 일천한 우리나라지만 이 중 어떤 축제라도 언젠가는 리우카니발이나 옥토버페스트, 삿포로 유키마쓰리 못지않은 훌륭한 세계축제로 성장하여 이름을 드높이길 바란다. 그 전통과 독창성으로 시민들이 일상을 잊고 맘껏 날아오를 수 있는 자유와 열림의 장을 마련하길 바란다. 그리하여 다시 건강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고 풍요로운 삶의 기쁨을 맛보며, 생을 즐길 수 있기를.”》
반딧불이 볼까 뗏목타러 갈까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투어 축제를 만들면서 국내에서는 매년 1200여 개의 축제가 열린다. 프리랜서 작가인 저자는 3개월간의 조사를 통해 이 축제 중 돌아볼 만한 160개를 추렸다. 그가 정한 기준은 3가지다. 첫째, 명확한 주제와 특색, 독특한 설정으로 정체성이 있을 것, 둘째, 가족이 함께 경험하고 재미를 즐기기에 알맞을 것, 셋째, 어느 정도 규모나 역사가 있어 행사 운영이 원만할 것이다.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김용택 시인의 시구처럼 봄의 섬진강변은 황홀한 비경을 연출한다. 매년 3월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 일대에서 열리는 광양매화문화축제는 청매실농원의 74년 역사 끝에 피어났다. 광양의 대표적인 매실농원인 이곳은 1931년 김오천 씨가 일본에서 밤나무 묘목 1만 그루와 매화 묘목 5000그루를 들여오면서 싹텄다. 김 씨의 며느리 홍쌍리 씨는 농원을 더 키우고 매실요리를 개발해 전국에 알렸다. 대숲과 조화를 이룬 100만여 m²의 농원에선 29개의 시비(詩碑)와 마당 가득 늘어선 옹기항아리들이 방문객을 반긴다. 각종 매실요리를 즐길 수 있으며 사진촬영대회 등이 축제 기간에 열린다.
여름을 보내기에는 전북 무주군이 좋다. 무주는 심산유곡이 빼어난 곳으로 국내 유일의 천연기념물을 소재로 한 ‘무주반딧불축제’가 열린다. 매년 6월 중순 무주읍 읍내리에서 열리는 축제는 지금은 다른 지역에서 보기 힘든 반딧불이를 감상할 수 있어 아이들이 반기는 축제다. 9일 동안 남대천변 등에서 인형극 등 공연예술행사를 감상할 수 있고 반딧불이 생태보존지역을 탐방하면서 반딧불이의 군무를 볼 수도 있다. 뗏목 타기, 섶다리 밟기 등의 행사도 참가자들에게 인기다.
저자가 추천한 가을에 볼만한 축제 중 하나인 양주 세계민속극축제는 9월 말∼10월 초 경기 양주시 양주별산대놀이마당에서 열린다. 별산대놀이로 유명한 양주에서는 양주농악, 회다지소리(집터를 닦거나 하관을 한 뒤 땅을 다지며 부르는 노동요), 양주소놀이굿 등의 무형문화재가 계승되고 있다. 축제 중에는 광대줄타기, 밀양백중놀이, 강령탈춤, 양주소놀이굿 등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 공연과 대만, 일본, 아프리카, 태국, 미얀마 등의 민속극을 감상할 수 있다.
제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에서는 매년 정월대보름 들불축제가 열린다. 정월 보름 전전날 밤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시작으로 마을별 달집 만들기 경연, 풍물 길트기가 축제의 서막을 연다. 사흘 동안 행사장 곳곳에서는 소지(소원을 적은 종이) 달기, 돌탑 쌓기, 능선에서 잔디썰매 타기를 즐길 수 있다. 마지막 날에는 참가자마다 횃불을 들고 대형 달집에 불을 붙이고 새별오름에 들불을 놓는다. 오름 정상에서 펼쳐지는 화산 분출 쇼와 오름의 불길이 장관을 이룬다. 풍물놀이와 함께 참가자들은 한데 어울려 강강술래를 하며 대동한마당을 여는 것으로 축제를 마무리한다.
책에는 축제 행사장의 주변 볼거리, 먹을거리, 가는 길, 홈페이지와 연락처 등도 상세히 정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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