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문화단지 조성, 정림사지 디지털 복원, 2010 세계대백제전…. 2010년 가을, 백제가 부활한다.
옛 백제의 영화를 재현하는 백제문화단지 완공이 임박했고 백제 왕궁과 도성의 디지털 복원도 마무리됐다. 고대 왕궁 등 건축 유적이 대대적으로 재현된 것은 이번이 처음. 또한 백제의 건축 유적을 디지털로 복원한 것도 처음이다. 이들은 모두 9월 17일 ‘2010 세계대백제전’ 개막과 함께 공개된다.
백제의 마지막 수도 사비 땅인 충남 부여 합정리 한국전통문화학교 바로 옆. 17년째 추진되어온 백제역사단지가 30일 준공을 앞두고 현재 막바지 마무리작업이 한창이다. 약 320만 m²에 백제 왕궁인 사비궁, 백제의 대표적 사찰인 능사(陵寺), 귀족 군관 중인 서민의 계층별 주거문화와 생활상을 보여주는 생활문화마을, 백제 개국 초기의 위례성 등을 재현했다. 바로 앞에는 백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백제역사문화관이 이미 개관했다. 전체 건축은 중요무형문화재 대목장 분야의 최기영 기능보유자(인간문화재)가 맡았다.
사비궁은 천정전(天政殿)을 중심으로 문사전(文思殿) 무덕전(武德殿)을 회랑으로 감싼 모습이다. 가장 상징적인 으뜸 공간 천정전은 사비시대의 법궁으로 신년하례식, 외국 사신 접견 등 국가의 공식 행사를 거행했던 곳. 능사는 국보 287호 백제금동대향로와 국보 288호 창왕명 사리감이 출토됐던 곳이다. 능사에는 높이 38m에 이르는 5층 목탑을 재현해놓았다.
건축물은 부여 금성산에서 출토된 건물 모양의 청동소탑을 비롯해 정림사지 5층 석탑 등에 나타난 목조건축 흔적을 토대로 재현했다. 특히 백제 건축의 특징인 하앙(下昻)을 두드러지게 했다. 하앙은 기둥 상부에 서까래 모양으로 경사지게 돌출한 부재로, 백제 건축의 특징이다. 천정전에 이르는 어도는 부여에서 발굴된 용무늬 벽돌로 만들어 깔았다. 백제문화단지 건축공사감리단의 임대성 단장은 “고대 건축유적을 이렇게 대규모로 재현하는 것은 처음인 데다 백제 건축물은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원형 고증에 가장 큰 역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은 1년 4개월의 작업 끝에 백제의 대표적 문화유적을 디지털로 복원했다. 이번에 복원한 대상은 공주의 웅진도성과 대통사, 무령왕릉 내부, 부여의 도성과 정림사지다. 복원 작업을 주도한 박진호 선임연구원은 “신라나 고구려 유적, 나아가 베트남 이란의 유적까지 디지털로 복원했지만 백제 복원은 이제 처음”이라며 “자료가 적은 백제사 연구에 중요한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백제문화단지와 디지털 복원의 면모는 9월 17일부터 10월 17일까지 열리는 대백제전 ‘위대한 왕국, 1400년 전 대백제의 부활’에서 만날 수 있다. 충남 부여군과 공주시가 함께 주최하는 행사. 부여에서는 낙화암 수상공연 ‘사비미르’, 대백제 기마군단행렬, 사비궁 체험 행사 등이 열리고 공주에서는 고마나루 수상공연 ‘사마(무령왕) 이야기’, 세계역사도시전시, 웅진성 퍼레이드, 웅진성 하루 체험 등의 행사가 열린다. 특히 백마강과 금강 실경을 배경으로 펼치는 수상공연은 일대 장관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두 곳에서 동시에 백제유물 특별전, 국제학술회의가 마련되고 계백장군의 황산벌전투 재현행사도 감상할 수 있다. 일본의 나라, 터키의 코니아, 러시아의 아르무 등 해외 교류 도시들의 예술단 공연도 이어진다. 세계대백제전 조직위원회의 이성우 사무총장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백제의 문화와 역사를 드러내 국민과 공유하는 축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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