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앙드레김 별세]앙드레 김의 ‘Do’와 ‘Don′t’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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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美 세계로” 국산 옷감만 고집… 스캔들 연예인은 모델 섭외 안해

앙드레 김은 패션디자이너로서 40년이 넘도록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일관되게 유지해왔다. 오랜 세월 그가 대한민국 남녀노소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투철한 직업의식, 뚜렷한 삶의 신념이 숨어있었다.

○ Do…이것만은 반드시

그는 30벌에 이르는 똑같은 디자인의 흰색 의상만을 고집했다. 흰색은 ‘순수’와 ‘영원’과 ‘화려함’이라는 자신의 예술세계를 상징화하고 마케팅하기 위한 색깔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또 ‘미디어 광’이어서 집에 TV 5대를 두고 여러 채널을 동시에 섭렵했고, 매일 오전 5시 반에 일어나 일간지, 경제지, 영자지, 스포츠지 등 총 17개의 신문을 꼼꼼히 읽었다. 그는 스스로 ‘패션을 통해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려야 할 사명이 있다’고 생각했고, 주한 외교사절단과 그 부인들을 자신의 패션쇼 무대에 모델로 세우거나 국산 옷감만을 고집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였다.

그는 자신의 패션쇼 피날레로 반드시 결혼식 장면을 연출했는데, 이는 남녀가 결혼을 해 가정을 이루는 것을 인간의 가장 성스럽고 아름다운 순간으로 보는 그의 인식 때문이었다. 반면에 그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으며, 47세이던 1982년에 당시 생후 18개월된 아들 중도(中道)를 입양해 사랑을 쏟았다.

○ Don′t…이것만은 절대로


앙드레 김은 금기시하며 절대로 하지 않는 일도 적잖았다. 그는 복잡한 스캔들에 얽히거나 평소 노출이 심한 연예인들은 아무리 인지도가 높아도 자신의 무대에 섭외하지 않았다. 남 앞에서 노래를 하지도 않았고 술과 담배도 하지 않았다.

해외로 초청받을 경우 그는 자신이 머무르는 호텔 방의 미니바를 일절 사용하지 않기로도 유명했다. “초청자 부담이라고 해서 미니바를 제멋대로 사용하는 것은 나 개인의 인격 문제인 동시에 한국인의 자존심을 해치는 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생전 설명이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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