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시즌의 단골 메뉴인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여름에 만날 수 있게 됐다. 독일 낭만파 작가 호프만의 원작을 알렉산더 뒤마가 동화로 고쳐 썼고,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발레 ‘호두까기 인형’. 이번엔 세계적인 안무가 조지 발란신의 버전이다.
‘20세기 최고의 안무가’, ‘발레계의 모차르트’라고 추앙받는 조지 발란신(1904∼1983)은 미국 발레를 이끈 주역이다. 특히 발레의 동작을 통해 드러나는 몸의 아름다움을 중시했는데, 현재 아름다운 발레리나의 이미지는 조지 발란신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내한공연은 미국 발레계를 대표하는 오리건 발레단이 맡는다.
22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오리건 발레단의 조지 발란신 버전 ‘호두까지 인형’ 관람포인트는 세 가지. 우선 군무라인이다. 조지 발란신은 무대 전체 안에서 무용수들이 만들어내는 동선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공간을 수학적으로 가장 잘 활용한 안무가였다.
극 중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에도 눈길을 줄 것. 2막에 등장하는 민속춤은 대개 각 나라의 특성을 드러내는 데에 치중하지만, 이번 공연은 차, 커피, 막대사탕 등 재미있는 캐릭터에 좀 더 포인트를 주었다. 다분히 어린이 관객을 위한 서비스이다.
조지 발란신 버전에서는 다른 안무가 버전과 달리 어린이 무용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1막의 마임뿐만 아니라 2막의 시작 부분도 9살 무용수 12명이 천사로 등장해 귀엽고 아기자기한 무대를 연출한다. (공연문의 1544-1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