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쇠 돌 무심한 듯 포근한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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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8일 03시 00분


美개념주의 대표작가 ‘진 하이스틴’ 서울 개인전

미국 작가 진 하이스틴의 나무와 돌 작품을 선보인 전시장. 그는 미니멀한 형태의 작품으로 충만과 비움, 음과 양에 대한 사유를 표현한다. 사진 제공 일주&선화갤러리
미국 작가 진 하이스틴의 나무와 돌 작품을 선보인 전시장. 그는 미니멀한 형태의 작품으로 충만과 비움, 음과 양에 대한 사유를 표현한다. 사진 제공 일주&선화갤러리
풍만한 여인의 몸처럼 부드러운 곡선으로 휘어진 체리나무, 기하학적 형태로 끝 부분이 뭉툭하게 절단된 나무 둥치. 최소한의 작가 개입으로 단순하면서도 생명과 영혼이 담긴 유기체적 형상을 드러낸 작품에서 무심한 듯 포근한 감성이 느껴진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 흥국생명빌딩 3층에 자리한 일주&선화 갤러리에서 열리는 ‘공감: The Body as Thought’전에선 미국 개념주의 미술의 주요 작가로 꼽히는 진 하이스틴 씨(68)의 우아한 입체작품과 드로잉을 만날 수 있다. 나무와 철, 돌 등 원래 재료가 지닌 성격을 살려내는 그의 작업은 거추장스러운 장식과 기교를 덜어냄으로써 보는 이에게 고요한 성찰의 시간을 선물한다. 미니멀리즘 계열 작품의 냉정하고 차가운 속성과 달리 그의 작업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 혹은 기하학적인 형상에 따스함을 결합해 미니멀리즘과 초기 포스트 미니멀리즘에 걸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손으로 쓰다듬을 수 있는 나무 작품의 경우 자연의 본질과 생성과정에 대한 사유를 유도한다. 돌과 철로 만든 작품은 유사한 형태가 짝을 이루는 작업이 선보였다. 원추 형태를 변형한 두 개의 작품으로 구성된 ‘토네이도’는 에너지가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과 아래에서 위로 회오리치는 느낌을 살려냈다. 검은색의 원통형 돌조각에선 충만과 비움, 음양의 조화가 엿보인다. 조각과 어우러진 흑백 드로잉은 먹의 느낌을 살리며 동양적 감성을 자아낸다. 02-2002-7777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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