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길 뒤편에 자리 잡은 2층 슬라브 벽돌집은 겉보기부터 심상치 않다. 보수공사 중인가 싶기도 하고 거대한 설치작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9월 4일까지 ‘침술’전이 열리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복합문화공간 ‘꿀’. 미술가 최정화 씨가 중국집과 꽃집, 사진현상소로 쓰였던 건물을 전시장, 창작 레지던시, 사무실, 아트숍, 카페 등 변화무쌍한 용도가 뒤얽힌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뒤 4월에 문을 열었다.
‘침술’전은 ‘꿀’ 내에 있는 프로젝트 실험공간 ‘꿀풀’에 신제현 심유미 씨 등 외부인이 끼어드는 형식으로 펼쳐진다. 전시도 전시지만 색다른 화장실에, 지하와 옥상이 복잡하게 연결된 건물 안팎을 헤집고 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070-4127-6468
행정구역상으론 한남동, 넓게는 이태원으로 알려진 동네에 실험적 공간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새로운 문화벨트로 주목받는 지역은 제일기획 건물에서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쪽으로 향하는 길목이다. ‘꿀’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공간 해밀톤’은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홍성민 계원디자인예술대 교수가 운영을 맡아 장르의 벽을 허무는 새로운 미술현장을 탐색하는 공간이다. 거친 실내를 날것으로 드러낸 전시장은 현대 미술의 첨단을 보여주는 전시성격을 드러낸다. 서동욱 염중호 유비호 씨가 한국의 풍경을 작가적으로 표현한 ‘무릉기행’전(2층)과, 이상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직선은 원을 살해하였는가’전(1층)이 21일까지 열린다. 031-420-1863
두 실험공간과 함께 삼각형을 이루는 지점에 식사와 음료를 제공하는 카페 형식의 복합문화공간 ‘테이크 아웃 드로잉 한남동’이 올봄에 문을 열었다. 큰길에 자리 잡은 이곳의 인테리어도 설치작업에 가깝다. 드로잉과 작가들이 추천하는 책을 모은 ‘키오스크 쿠키-잉’전이 열리고 있다. 카페를 창작 공간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참여 작가를 모집하고 있다. www.takeoutdraw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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