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방울방울 아름다운 꽃 이야기/이연정 글·이유정 그림/108쪽·1만2000원/미래아이
산골 외딴집에 할머니가 세 손녀와 살고 있었다. 욕심이 많은 첫째와 둘째는 부잣집 아들에게, 착한 막내는 싹싹한 나무꾼에게 시집을 갔다. 허리가 꼬부라질 정도로 나이가 든 할머니는 죽기 전에 손녀들이 보고 싶어 길을 나섰다.
큰 손녀는 얼굴을 찡그리며 할머니를 문전박대했다. 둘째는 대문 밖으로 나와 보지도 않았다. 깊은 산 속에 있는 막내를 보러 고개를 넘던 할머니는 도착하기 전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
할머니를 발견한 막내는 대성통곡을 하며 할머니를 양지바른 곳에 묻었다. 이듬해 봄 무덤가에는 허리가 꼬부라지고 온몸이 하얀 털로 덮인 꽃이 피었다. 사람들은 이 꽃을 ‘할미꽃’이라고 불렀다.
홀어머니 밑에 자란 외아들이 착하기로 소문난 처녀를 아내로 얻었다. 어머니는 아들을 빼앗긴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가뭄이 심하게 든 어느 해, 이웃 마을로 남편은 머슴살이 가고 시어머니와 단둘이 남은 며느리는 끼니때면 죽을 쑤어 시어머니께 드리고 자신은 나무줄기를 끓여 먹었다.
그림 제공 미래아이시아버지 제삿날, 며느리는 큰맘 먹고 밥을 지었다. 뜸을 보러 밥알 두 개를 꺼내 먹는 순간 이를 본 시어머니는 “그동안 혼자만 밥을 먹었냐”며 빗자루로 며느리를 때렸다. 제대로 먹지 못했던 며느리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다음 해 여름, 며느리 무덤가에는 하얀 밥풀 두 개를 아랫입술에 붙인 듯한 모양의 꽃이 피었고, ‘꽃며느리밥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은이는 황매화, 맨드라미, 금강초롱 등 꽃에 얽힌 설화를 바탕으로 새롭게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는 “꽃 이야기는 슬픈 이야기 일색인데, 거의 모든 꽃 이야기가 누군가 죽어서 그 넋이 피어난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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