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PIC 괌서 혼자 놀았다… 심심했냐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0일 03시 00분


괌PIC 전용 해변에서 따사로운 햇볕 아래 선탠을 즐기고 있는 여성들. 사진 제공 괌PIC
괌PIC 전용 해변에서 따사로운 햇볕 아래 선탠을 즐기고 있는 여성들. 사진 제공 괌PIC


홀로 비행기에 올랐다. 용광로 열기에 갇힌 서울의 콘크리트 숲을 벗어나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태평양의 한 섬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에 앞자리 어린아이의 칭얼거림마저도 쉽게 견딜 수 있었다. 꺼내든 책을 느긋하게 읽다 보니 어느새 벌써 4시간. 괌 국제공항에 하강한다는 기내방송이 들려왔다. 그렇다. 올 휴가는 여기 PIC괌에 과감하게 ‘싱글 여행’을 할 참이다. 제발 ‘화려한 외출’이 되어주기를….

“하파데이(Hafa Adai)!” 리조트에 들어서자 웬 ‘몸짱 훈남’이 이렇게 인사부터 건넨다. 괌 원주민 차모로족의 인사말이란다. 그는 PIC의 클럽메이트. 그의 구릿빛 피부를 보자 당장 태닝 오일부터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IC에는 수십 명의 클럽메이트가 있는데 이들은 미국, 호주, 일본, 한국 등에서 온 전문 엔터테이너이자 스포츠 강사다. 때론 친구가, 때론 지도자가 되어 늘 손님과 어울려준다.

○ 골드카드 한 장으로 숙박, 식사와 70여 가지 레포츠 강습까지 한번에

괌PIC 내에 있는 아쿠아리움(수족관)에서 한 커플이 스노클링을 즐기고 있다.
괌PIC 내에 있는 아쿠아리움(수족관)에서 한 커플이 스노클링을 즐기고 있다.
객실 커튼을 열어젖혔다. 에메랄드빛 태평양이 펼쳐졌다. 투몬 만의 PIC 괌 로열타워 285개 객실은 하나같이 오션 뷰다. PIC로 나를 이끈 것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골드카드 한 장이면 하루 세끼 식사에 70여 가지 레포츠의 강습과 장비 대여까지 모두 무료다. 이런 걸 ‘올 인클루시브(All Inclusive)’라고 한다는데 PIC는 그런 시설로는 괌 최대 특급호텔(객실 780개)이다.

발코니에 서자 전용 해변에서 카약과 윈드서핑, 스노클링을 즐기는 모습이 보였다. 객실 근방의 워터파크에서는 가족 단위로 물놀이가 한창이었고 풀 사이드의 파라솔 아래는 선탠 커플 일색이었다.

○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각종 해양 레저 스포츠가 가득

PIC를 둘러보고 놀랐다. 8만6000여 m²(약 2만6000평)의 넓은 리조트를 가득 메운 다양한 레포츠시설 때문이다. 그중 스쿠버다이빙에 도전했다. 장소는 열대어 수천 마리가 노니는 수심 5m의 아쿠아리움(수족관). 난생 처음 들어간 수중은 별세계였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대형 조개도 숨어 있었다. 수영을 못해도 클럽메이트가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70여 가지 액티비티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PIC괌 리조트에는 파도가 없는 잔잔한 바다에서 요트를 타고 세일링도 배울 수 있다.
70여 가지 액티비티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PIC괌 리조트에는 파도가 없는 잔잔한 바다에서 요트를 타고 세일링도 배울 수 있다.
수구와 농구 골대가 있는 게임 풀은 가족이 즐기기에 좋았다. 워터슬라이드와 수상 징검다리도 있고 어린이풀에는 개구리, 악어 모양의 대형 튜브가 떠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PIC의 장점은 나처럼 혼자 온 사람도 어색할 일이 없다는 점이었다. 수시로 미니게임을 열어 어울릴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클럽메이트 스스로 즐기도록 고안한 놀이시스템 덕분이다. 물과 친하지 않아도 걱정할 게 없다. 실내외 테니스장과 스쿼시, 농구장, 양궁장, 미니골프장이 있다. 운동화까지 빌려준다.

PIC 전용 해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산호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져 있다. 그 바다를 카약으로 공략했다. 물밑을 보니 열대어가 오갔다. 출발 전 수중카메라를 한 대 살까 고민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산호 방파제 덕분인지 PIC 앞 투몬 만은 깊지 않았다. 비치가 까마득히 멀리 보이는 데까지 나가도 가슴 깊이 정도다.

PIC에서 꼭 한번 해보라고 권할 것을 발견했다. 윈드서핑이다. 장비대여는 물론이고 강습까지 모두 골드카드 한 장으로 끝이다. 오전에 강습을 받고 오후에 서핑보드에 올라 바다로 향했다. 홀로 돛을 잡고 푸른 하늘 아래 바람을 가르는 느낌. 진정한 휴가의 참맛이 이런 것 아닐까.

○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스파와 쇼, 그리고 웨딩채플


괌PIC 내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지바나 스파.
괌PIC 내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지바나 스파.
놀고먹는 것도 사람을 지치게 한다는 사실. 이번 휴가에서 깨달은 새로운 사실이다. 그래서 찾은 곳이 지바나 스파인데 역시 PIC괌에 있다. 미국 공인 자격증을 가진 세러피스트가 마사지와 트리트먼트, 해독 과정을 일대일 맞춤 케어로 제공했다. 페퍼민트 꽃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의 은은한 향이 마음까지 달래주는 웰빙스파. 다양한 커플 프로그램도 있다. 자쿠지도 방마다 갖췄다. 물론 스파만큼은 유료다. 하지만 바다가 조망되는 고적한 곳에서 매일 오후 열리는 야외 요가클래스는 무료다.

밤의 PIC는 또 다른 별세계다. 매일 저녁 야외 원형극장에서는 퍼시픽 판타지 디너쇼가 열린다. 여유롭게 저녁식사를 즐기며 차모로족의 춤과 불꽃쇼를 감상한다. 세계 각국의 음식을 내는 6개 레스토랑도 밤의 PIC를 멋지게 만든다. 이 식당도 골드카드로 이용한다. 그중에서도 석양의 해안에서 즐기는 ‘선셋 바비큐’는 추가비용이 약간 있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 혼자라고? 그래서 꺼려진다고? 걱정은 묶어두시라. 이쯤이면 이미 당신 곁에 누군가가 함께 있을 테니.

바닷가의 노을을 배경으로 각종 해산물과 스테이크,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바닷가의 노을을 배경으로 각종 해산물과 스테이크,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내가 다시 이곳을 찾는다면 그때는 절대 혼자가 아닐 거다. 왜냐면 바닷가에 자리 잡은 세인트 라구나 채플에서 결혼식을 올릴 거니까. PIC는 웨딩과 허니문을 원 스톱으로 해결해주는 토털 리조트다. 오르간 선율이 울려 퍼지는 하얀 테라스에 세상에서 가장 멋진 신부와 함께 서 있을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 여행정보

◇ 괌=서태평양상 북위 13도에 위치한 마리아나제도의 최대 규모 섬. 원주민은 4000년 전 정착한 차모로인. 면적은 서울보다 약간 작은 544km²이며 기후는 열대성. 인천∼괌 직항노선(4시간 소요)은 대한항공이 매일 운항.

◇ PIC=‘Pacific Islands Club’의 약자. 미국 자본의 ‘특급호텔+액티비티+클럽메이트’의 올 인클루시브 워터파크형 리조트. 괌과 사이판 두 곳에 있는데 PIC괌에서는 70여 가지, PIC사이판에서는 40여 가지 액티비티가 가능. PIC코리아(www.pic.co.kr, 02-739-2020)

괌=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