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타협은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0일 03시 00분


○ 이호범 2단 ● 이춘규 3단
예선 결승 6국 하이라이트 2보(63∼85) 덤 6집 반 각 3시간

실전 흑 1, 3이 심오한 응수타진이다. 흑의 목표는 우상에서 상변으로 탈출한 백 대마. 현재 이 대마는 좌상 백진과 연결한 것 같지만 아직 약점이 남아있다. 만약 흑의 응수타진에 백이 섣불리 받다간 대마가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 그래서 백이 4로 참은 것인데 그럼에도 흑은 5로 붙여 연결을 차단하고 나섰다. 흑 5는 강한 백돌에 달라붙어 매우 약한 돌처럼 보이는데 막상 응수하기가 까다롭다.

백 10으론 11의 자리에 두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그러나 이게 묘하게 안 된다. 참고 1도를 보자. 백 1 때 흑 2를 선수하는 것이 수순. 이어 흑 16까지 이어지는데 흑 2 때문에 상변 흑이 탈출할 수 있다. 상변 흑이 살면 우상 백은 자연사한다.

두 대국자가 서로 대마를 걸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버티고 있다. 마치 러시안 룰렛처럼 목숨을 담보로 극단의 모험을 벌이고 있다.

실전 흑 21 때가 기로. 이호범 2단이 타협을 원했다면 백 22로 막지 말고 참고 2도 백 2로 상변 백 대마를 살려야 했다. 그러나 흑 3의 한 방이 아프고 7의 맥이 눈에 거슬린다. 물론 이 진행은 백도 충분히 둘 수 있다. 패기 넘치는 이 2단은 이 같은 타협을 굴욕이라고 생각했다. 백 22로 두자 이춘규 3단도 흑 23으로 대마를 잡으러 갔다. 자, 이 대마는 어떻게 활로를 뚫을 수 있을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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