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범 2단 ● 이춘규 3단
예선 결승 6국 하이라이트 3보(88∼99) 덤 6집 반 각 3시간
절체절명의 순간. 두 대국자가 우상에서 대마 수상전을 시작했다. 마주보고 달리는 두 대의 차 가운데 어느 한쪽이 마음이 약해져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두 대국자는 전혀 핸들을 꺾지 않았다. 마침내 대충돌이 벌어지기 직전이다. 둘 중 하나는 반드시 다친다.
우상에서 상변에 걸친 백 대마는 두 눈이 없다. 이 대마의 상대는 우상 흑 귀. 이 귀가 살아있다면 백 대마는 죽는다. 얼핏 보면 궁도가 매우 넓어 살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호범 2단은 조심스러운 손길로 백 1에 붙인다. 비슷한 유형의 사활 문제에서 자주 나오는 맥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이비 맥이었다. 이 2단이 믿은 것은 백 5로 밀고 들어가는 수. 그러나 흑이 8로 살짝 비키는 수를 보지 못한 것이 실수였다.
여기서 정답부터 살펴보자. 참고 1도 백 1로 단수치고 3으로 젖히는 것이 진짜 묘수. 여기서 흑이 바로 막으면 백은 잇는 수가 선수여서 살아간다. 따라서 흑 4로 물러서야 하는데 이때 백 7로 밀고 들어가는 수가 성립한다. 이 결과는 단패. 그러나 실전에선 흑 12까지 흑이 한 수 여유 있는 패가 됐다.
만약 참고 1도 흑 8 대신 참고 2도 1을 두면 흑 9까지 패가 나는데 이땐 백이 10으로 팻감을 만들 수가 있어 흑이 감당할 수 없다. 이후 백이 이 패를 이기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피를 흘려 패하고 말았다. 195수 끝 흑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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