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백성이 부모와 어른을 봉양하고 죽은 부모와 어른을 장송하는 데 유감없게 하는 것이 王道(왕도)의 시작이라고 力說(역설)하고 백성의 생활조건을 안정시키는 방안을 상세하게 거론하고는, 위와 같이 일단 매듭을 지었다.
衣帛의 衣는 동사다. 黎民은 黔首(검수)와 같아, 冠帽(관모)를 쓰지 않은 검은 머리의 일반 백성을 가리킨다. 然은 앞서의 상황을 되받는다. 然而는 ‘그러고도’이다. 不王의 王은 왕 노릇 한다는 뜻의 동사다. 未之有는 이제까지 그런 일이 없었다는 말이다. ‘쉰 살의 사람이 비단옷 입는다’는 말을 생략하고 일흔 살 사람이 비단옷 입고 고기 먹는다고 말한 것은, 중한 사례를 들어 경미한 사례를 그 속에 포괄시킨 것이다.
이에 앞서 맹자는 ‘養生喪死에 無憾이 王道之始也니이다’라고 했다. 그 말이 긍정어법인 데 비해 여기서는 부정어법으로 같은 내용을 달리 표현했다. 앞서는 王道之始를 말하고 여기서는 王道之成을 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되, 실제 내용은 같다. 이때 ‘養生喪死에 無憾이라’에 대응하는 말이 ‘七十者衣帛食肉하며 黎民이 不飢不寒이라’인데, ‘喪死’의 사항이 빠지고 대신 ‘黎民이 不飢不寒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다. 종합하면, 맹자가 왕도의 시작이자 완성으로 본 것이 ‘養生喪死’와 ‘黎民不飢不寒’에 있다고 하겠다. 한문에서는 이렇게 앞과 뒤를 얽어 전체를 말하는 互文(호문)의 표현이 많다.
주자에 따르면 맹자의 말은 ‘주역’ 泰卦(태괘)의 象傳(상전)에서 군주는 천지의 도가 잘 구현되도록 지나친 것은 억제하고 부족한 것은 도와서 백성을 가르치고 부추겨야 한다고 했던 가르침과 통한다. 올바른 정치의 이념이 바로 여기에 있지 않겠는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