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나 주식투자로 수십억, 수백억 원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얘기는 흥분을 자아낸다. 마치 19세기 금광을 발견한 사람들을 보는 듯하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를 곰곰 따져보면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10여 년 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재테크 저서를 내놔 히트를 친 바 있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 열심히 저축하고 절대 빚은 지지 말고 장기 투자를 하되 위험을 분산하라”와 같은 말은 시대에 뒤떨어지고 오류에 가득 찬 조언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저자의 조언대로 좋은 직장을 구하지 말고 저축하지도 않고 빚을 지고 단기 투자를 하면 돈을 벌 수 있었을까.
이 책의 저자는 부자가 되려면 ‘부자에게 점심을 사라’고 주장했다. 부자들의 생각을 알고 그들의 언어를 알아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렇다면 부자들에게 점심을 사고 부자를 만나본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문제는 실천이다. 실천에는 고통과 절제가 따라야 한다. 당장 좋은 직장을 구하지 않고 돈버는 일에만 전념한다면 가족들이 도저히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공연히 빚을 지면 주위에서 불안해하는 바람에 생활을 지탱하기조차 힘들 것이다.
주식투자로 돈을 꽤 번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절대로 주식투자를 하지 말라는 사람이 많다. 적당히 하려면 그만두라는 얘기다.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아 주식을 사고 나서 겪은 고통과 가족과의 갈등은 그의 건강을 나쁘게 만들었다. 금융과 주식에 관한 지식을 갖추지 못했더라면 계속 투자를 지속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할 정도다.
실천을 하려면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주식 투자를 하려면 적어도 매일 한두 시간씩 주식에 관한 공부와 정보 수집을 해야 한다. 그리고 확실하게 아는 분야와 종목을 골라서 해야 한다. 적당히 남의 말을 듣고 하려면 차라리 관두는 게 낫다는 것이다. 일례로 주식투자로 돈을 번 사람들은 대부분 여러 종목에 투자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자신이 잘 아는 한두 종목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가 부자들의 음모에 대한 결과로 가장 우려하는 공황에 대한 언급은 흥미롭다. 공황의 유령이 아직도 금융 세계를 떠돌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공황이 온다면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발생하는 미국식 공황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발생하는 독일식 공황이 온다고 한다.
독일식의 살인적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금과 은에 대한 투자를 권한다. 투자하기에 앞서 금과 은에 대한 지식부터 쌓으라고 조언한다. 그는 개인적인 예측이라며 금은 31.1g(1온스)에 3000달러를 넘을 것이고 은은 결국 금과 비슷한 가격으로 치솟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금과 은에 대한 사기도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어렸을 적부터 조기 금융교육을 강조하는 워런 버핏과 비슷한 점이 많다. 저자는 금융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부당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질 좋은 금융교육을 받은 사람은 세금 부채 인플레이션 은퇴로 인해 오히려 부자가 되는 반면 제대로 금융교육을 받지 못하면 세금 부채 인플레이션 은퇴의 힘에 눌려 살아간다는 것이다. 은퇴 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많은 빚을 지고 돈을 아끼면서 주식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은 살아가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저자는 출판 인세를 급료에 이어 자신의 두 번째 수입원으로 소개하고 있다. 급료 이외에 인세 판권 부동산임대 같은 여러 가지 수입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난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 책을 사서 읽으면 저자의 인세 수입이 늘어나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 일하는 행복
직원이 행복한 회사 이렇게 만들었다 오야마 야스히로 지음·고경문 옮김 192쪽·1만2000원·페이퍼로드
일본 가나가와(神奈川) 현 가와사키(川崎) 시에는 일본 분필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는 중소기업 ‘일본이화학공업’이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정권 교체를 이룬 뒤 작년 10월 첫 국회연설에서 3분이나 되는 시간을 할애해 이 회사를 소개했다. 실적도 실적이지만 무엇보다 이 기업의 고용정책 때문이었다. 이 회사의 전체 직원 74명 중 53명이 지적장애인이었던 것이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인 저자는 1960년 회사 근처 양호학교(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세워진 학교) 교사의 간청에 따라 장애인 2명을 고용했다. 특별한 고용철학을 갖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식사시간까지 잊어가며 일하는 그들로부터 ‘일하는 행복’을 배우게 됐다고 소개한다. ‘회사는 이익을 내면서 직원에게 행복을 제공하는 장소’라는 저자의 철학에도 눈길이 간다. 직원들은 혼신의 노력을 다해 제품을 생산했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공업규격 인증을 받아냈다. 이들이 정성들여 만든 친환경 분필과 어린이용 ‘키트 파스’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 아이패드 혁명 아이패드가 바꿔놓을 IT산업 지형도 김광현 외 9명 지음 304쪽·1만5000원·예인
2010년 4월 3일, 이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카테고리의 기기, 아이패드가 등장했다. 출시 전까지만 해도 상당수 전문가들이 성공이 불확실하다고 점쳤던 아이패드는 “가장 컴퓨터처럼 느껴지지 않는 컴퓨터”라는 평을 들으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접근성이 높은 기기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과연 아이패드가 도서와 동영상, 게임 등 각종 콘텐츠산업과 정보기술(IT)산업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IT 관련 전문가들이 답했다.
저자들은 아이패드의 큰 화면과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가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한다. 처음 출시 때보다 뉴스나 동영상 관련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다. 큰 화면에 적합한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넷북과 노트북을 대체할 조짐도 보인다. 일본에서는 전자책 콘텐츠가 부족하자 개인이 직접 책을 스캔해 전자책으로 만드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저자들은 강력한 콘텐츠와 앱 시장,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는 애플이 아이패드를 통해 일상생활은 물론 비즈니스 환경까지 바꿀 것으로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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