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서 목사“미자립 교회 재정-인력 지원 확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4일 03시 00분


예장 통합 신임 총회장 김정서 목사 “2013 WCC 부산총회 갈등 해소될것”

“부부도 이런저런 일로 티격태격 다투는데 교단마다 입장 차가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개신교계 최대 교단인 예장 통합의 총회장으로 최근 취임한 김정서 목사(63·제주영락교회·사진)는 2013년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개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지금의 이견과 갈등을 교회 일치와 화해의 계기로 삼아 설득과 대화로 풀어가겠다. WCC 총회는 세계 기독교의 행사인 만큼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예장 통합의 신자는 7월 기준으로 약 303만 명. 개신교 내 최대 교단으로 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성공회와 함께 WCC 개최를 주도해왔다. 반면 예장 합동과 대신 등의 교단은 보수주의에 바탕을 둔 자신들과 WCC 노선이 맞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김 목사는 교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제주노회 소속으로 최초로 총회장으로 선출된 이변의 주인공이다. “제가 잘나서라기보다는 교단 안팎에 불고 있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 덕분입니다. 가톨릭에 비해 개신교 신자 수가 적은 유일한 지역인 제주에서 변화의 씨앗을 뿌리라는 뜻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기독교 교육을 전공한 그는 ‘다음 세대와 함께 가는 교회’와 교회의 균형적인 발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민족이 2000년 이상 나라 없이 떠돌면서도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은 것은 ‘신앙의 대(代) 잇기’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젊은 세대의 신앙은 약해지고 호감도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부모 세대가 가정에서 건강한 믿음을 자식들에게 물려줘야 합니다.”

김 목사는 “교단 소속 8000여 교회 중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한 교회의 비율이 27%에 이른다”며 자립은 물론이고 인적 지원까지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황해도 해주가 고향인 그는 1980년 목사 안수를 받은 뒤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목회활동을 하다 1995년 제주도로 갔다. 1999년부터 제주 감귤을 북한에 보내는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고향에 갈 수 없는 처지라 제2의 고향이 된 제주에서 목회인생을 마치고 싶습니다. 제주에서는 감귤 재배로 자녀를 대학까지 보낼 수 있다고 해서 감귤을 ‘대학나무’라고 불러요. 감귤처럼 교회 발전에 밑거름이 되고 싶습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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