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door&Golf]“전기자전거를 아세요? 먼 출퇴근 길에 꼭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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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7일 03시 00분


모터힘 활용하는 시스템… 환경 챙기고 가벼운 운동도

‘히든 파워’를 단 전기자전거(유로바이크 쇼 포스터)
‘히든 파워’를 단 전기자전거(유로바이크 쇼 포스터)
주부 유경옥 씨(53·서울 개포동)는 10여 년 전부터 지인들과 자전거 동호회를 결성해 자주 자전거 투어를 즐겨왔다. 하지만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지자 이들과 어울리는 게 부담스러워졌다. 일주일에 두 차례 왕복 50km 이상의 장거리 투어를 나가는 데 점점 그룹에서 떨어져 뒤처지는 상황이 달갑지 않은 것.

하지만 유 씨는 곧 해결책을 마련했다. 전기자전거다. 유 씨가 구입한 것은 국내에선 가장 인지도가 높은 ‘하이런’의 완제품 모델이다. 이 모델은 배터리로 모터를 돌려 페달 밟는 힘을 보조하는 PAS 방식과 페달을 밟지 않아도 모터의 힘으로 달리는 기능이 모두 있다.

유 씨는 “덕분에 예전처럼 즐겁게 자전거 투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자전거에 모터를 달면 그게 자전거냐’며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도 있지만 운동이 힘들다고 아예 안하는 것보단 전기 동력의 도움을 받아 운동을 시작한다면 그게 더 낫지 않나”라고 말했다.

자전거로 직장까지 출퇴근을 시도하고 싶지만 거리가 너무 멀거나 언덕이 많아 부담스러운 경우에도 전기 자전거는 분명 좋은 대안이다. 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니 여전히 환경 친화적인 교통수단이며 한 달 내내 사용해도 배터리를 충전하는 비용은 지하철 한 번 타는 정도밖에 안 된다.


제품은 100만 원이 넘는 고가이긴 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의 폭은 꽤 넓다. 우선은 유 씨가 구입한 것처럼 완제품을 사는 것. 현재 국내 기업 삼현이 만드는 하이런의 제품이 가장 대중적이다. 인기 모델인 ‘탱고’의 경우 가격은 150만 원 안팎. 배터리를 완충해 달면 페달 굴림 없이 최고 시속 27km로 40km 정도를 갈 수 있다. 페달을 밟을 때만 전기 동력을 보조해 주는 PAS 방식을 사용하면 훨씬 먼 거리를 갈 수 있다.

PAS 방식의 대표적인 제품은 일본 야마하의 제품이다. 디자인과 내구성이 국내산보다는 좋다는 평가. 하지만 가격이 200만 원 안팎인 데다 속도 제한이 있어 빠른 속도를 즐기는 사람에겐 적합하지 않다. 시속 23km에 도달하면 전기모터가 멈추게 돼 있다. 속도 제한은 일본 전기자전거 규정에 맞춰 제작됐기 때문이다.

완제품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의 자전거를 찾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자전거 마니아들은 차별화를 위해서라면 과감히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당신이 그런 유형이라면 완제품보다는 ‘전기동력 전환 키트’를 권한다. 일반 자전거에 부착해 전기 자전거로 변신시키는 제품이다. 장점은 어떤 디자인의 자전거든 전기자전거로 변신시킬 수 있다는 것.

하이런이나 중국에서 만든 제품 중에도 이 전환 키트가 있지만 이 제품들은 달 수 있는 자전거 유형이 제한돼 있다. 최근 주목할 만한 제품은 올해 초 국내 중소업체가 만들어 선보인 ‘히든 파워’라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한 번 충전하면 페달을 밟지 않고 최고 시속 30km로 한 시간 정도를 달릴 수 있으며 페달을 함께 밟아준다면 물론 장거리 자전거 여행도 가능하다. 가장 큰 장점은 가벼운 데다 산악자전거, 미니벨로, 접이식 자전거, 리컴번트까지 거의 어떤 자전거에도 부착할 수 있는 범용성에 있다. 모터와 배터리 등 부품을 모두 합쳐도 2.6kg 밖에 되지 않는다.

이 제품은 또 지난달 초 독일 프리드리히샤펜에서 열린 세계 최대 자전거 박람회 ‘유로바이크 2010’에 출품해 전기자전거 부문 최우수상(금상)을 받아 자전거 선진국인 유럽에서도 성능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가격은 현재 125만 원.

국내 전기자전거 시장은 아직 크지 않지만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지는 많다. 특히 서울처럼 언덕이 많은 대도시에서 자전거가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으려면 전기자전거 시장의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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