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회장 선종구 하이마트 사장 “미모-성적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무명이라도 잠재력 있는 선수 육성”
하이마트 여자프로골프단은 국내 최강의 전력으로 손꼽힌다. 하이마트 선종구 사장의 원칙에 따라 선수 선발 과정에서 외모나 상품성보다는 성장 가능성과 인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선 사장(뒷줄 가운데) 을 비롯한 하이마트 골프단 선수들이 2010시즌을 시작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을 맡고 있는 선종구 하이마트 사장이 요즘 취재진을 만나면 강조하는 얘기가 있다. “얼짱, 미녀 같은 표현 좀 자제해 주세요. 가뜩이나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의 어린 선수들이 상처를 받는 경우도 많아요.”
선 사장은 필드에 유행하고 있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우려를 자주 드러낸다. 어떤 선수들은 비시즌만 되면 성형수술에 매달리거나 외모 콤플렉스로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선 사장은 지난해 KLPGA 회장 부임 후 한 가지 엄격한 원칙을 세웠다. 투어 대회 때 조 편성과 관련해 갤러리와 언론 노출이 집중되는 1라운드 마지막 조에는 전년도 대회 우승자와 당시 상금 1위, 특별 초청 선수 등을 배정하도록 했다. 대회 스폰서 업체와 방송사 측에서 지나치게 흥행만을 노려 미모가 뛰어난 선수를 집중적으로 원하면서 잡음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2002년 국내 첫 여자프로골프단으로 창단한 하이마트가 단기간에 최강의 전력을 갖춘 데는 선 사장만의 남다른 잣대와 선발 원칙도 원동력이 됐다.
하이마트 이보미 선수. 하이마트는 신지애, 안선주, 유소연, 이보미 등 국내 여자프로골프의 강자들을 키워냈다. 10년도 안된 짧은 골프단 역사 속에서 KLPGA투어 통산 44승을 합작했다. 해외 투어와 국내 2부 투어까지 합하면 59승에 이른다.
선 사장은 “무명이더라도 외모나 상품성보다는 성장 가능성 있는 선수를 영입한다. 잠재력은 있으나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선수를 우선 고려한다”고 말했다.
마케팅 효과보다는 선수 육성을 취지로 삼았기에 남을 배려하고 조화를 이루는 인성과 실력으로 옥석을 가렸다.
과도한 성적지상주의도 지양한다. 선 사장은 “당장 뭘 이루기보다는 선수들을 믿고 기다린다. 2부 투어에서 소중한 경험을 겪은 선수들이 1부 투어에 와서 정상에 올랐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뿌듯해 했다.
올 시즌 2승을 거둔 이보미도 하이마트라는 울타리 속에서 전성기를 맞았다. 골프는 개인종목이지만 겨울훈련을 함께하고 가족적인 분위기를 조성한 것도 하이마트만의 특징.
구력 22년에 핸디캡 10을 유지하는 선 사장은 선수들에게 수시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내 격려하고 있다. 대회 기간에는 하이마트의 전국 280개 지점에서 TV를 켜놓고 응원하도록 유도할 만큼 애정이 깊다.
한국여자프로골프 사관학교장으로 불리는 선 사장은 “존경 받는 선수를 많이 육성하고 싶다. 2016년 올림픽에서 여자골프가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선 사장은 8일부터 전남 장성 푸른솔CC에서 하이마트여자오픈을 개최한다. 전남 지역에서 모처럼 열리는 국내 여자프로대회로 지방 갤러리에게도 관전 기회를 제공하게 돼 호평을 받고 있다. 전남이 고향인 신지애도 초청 선수로 출전해 홈 팬 앞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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