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내 입대경험 부른 ‘입영전야’ 이젠 아들 보내는 심정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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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7일 03시 00분


서울-대구서 단독콘서트…고독과 낭만의 가을남자 최백호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낙엽 지면 서러움이 더해요.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내 마음 갈 곳을 잃어’·1977년 데뷔곡)

고독과 낭만을 노래해 온 ‘가을 남자’ 최백호(60)가 가을의 한가운데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10월 16일 오후 7시, 17일 오후 5시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 11월 27일 오후 7시, 28일 오후 5시 대구 수성구 지산동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이번 콘서트에서는 ‘낭만에 대하여’ ‘영일만 친구’ 등 히트곡뿐 아니라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청사포’ ‘어느 여배우에게’ 등을 부른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그는 스니커즈 운동화에 청바지 차림이었다. 환갑에 머릿결이 희끗한데도 근사하게 어울렸다. 그는 현재 SBS 러브FM(103.5MHz) ‘최백호의 낭만시대’ DJ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새 앨범 녹음을 마쳤고 11월쯤 발매할 계획이다.

“타이틀곡은 ‘입영전야 두 번째 이야기’라는 신곡입니다. 1980년대 히트곡 ‘입영전야’가 저의 입대 기억을 쓴 것이라면 이번엔 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아버지의 심정을 담았지요. 저에겐 딸 하나뿐이지만요.”

가수 최백호는 “나이가 들수록 가사가 더 잘 써진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라며 “20대의 나이였다면 (40대에 발표한) ‘낭만에 대하여’ 같은 가사를 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가수 최백호는 “나이가 들수록 가사가 더 잘 써진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라며 “20대의 나이였다면 (40대에 발표한) ‘낭만에 대하여’ 같은 가사를 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콘서트 준비에 한창인 그는 “요새 노래할 때 한 음정이 더 올라가는 ‘기이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보통 나이가 들면 음정이 내려가는데 저는 꾸준히 운동을 하니 건강이 좋아져 그런가 봅니다. 아마 제 전성기는 내년쯤 되지 않을까요. 하하.”

최 씨는 지난달 창립한 한국싱어송라이터협회 부회장을 맡았다. 송창식 한대수 등 중견가수부터 허클베리핀, 크라잉넛 등 젊은 인디밴드까지 회원이다. “가요가 해외에서 한류를 일으키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은 굉장한 위기입니다. 노래보다 외모에 치중하는 가수들이 주류가 돼버렸어요. 원로 선배들의 업적을 기리고 후배 가수들과 교류하기 위해 협회를 만들었죠.”

그림 그리기가 취미인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말 두 번째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그가 그리는 것은 오직 하나, 나무다. “사람보다는 나무가 나은 것 같아요. 별 의미 없이 그저 시간과 장소에 따라, 시각에 따라, 빛에 따라 각각 다르게 보이는 나무를 그립니다.”

최 씨는 영화 제작의 꿈도 갖고 있다. 틈틈이 시나리오를 썼고 영국에서 영화 연출을 공부한 딸(25)에게 줄 작품도 써놓았다. “지구 온난화를 다룬 SF 시나리오입니다. 사람들이 새로운 별을 찾아 떠나가는 얘긴데 딸이 마음에 들어 하더군요.”

그는 대중에게 비치는 이미지처럼 정말 낭만적인 삶을 살고 있을까. “아내 생일날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하고 와인 병 따고 그런 낭만은 전혀 없어요. 아내 생일선물은 항상 현금입니다. 저더러 ‘낭만적인 가수’라고 하면 아내가 코웃음 치지요. 저는 낭만의 상징인 커피를 안 마시는 대신 살짝 얼린 콜라에 밥을 말아 먹어요. 멸치와 고추장을 반찬 삼아 먹으면 기가 막힙니다.”

5만5000∼8만8000원. 02-517-0394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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