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엎치락뒤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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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8일 03시 00분


○ 목진석 9단 ● 고근태 7단
본선 16강 4국 4보(71∼85) 덤 6집 반 각 3시간

고근태 7단은 상변 백 진영 속에 점점이 뿌려진 흑돌에 생기를 불어넣으려고 한다. 이 돌들이 아무 대가 없이 백에게 잡힌다면 승부는 막을 내린다.

그런데 흑돌이 직접 움직이는 건 묘하게도 잘 안된다. 백 모양이 약해 보이지만 실제론 질기고 탄력이 좋아서 잘 뚫리지 않는다.

흑 71은 고육책. 직접 움직일 수 없다면 주변에서 사전 공작을 벌여 빌미를 마련해 보려는 것. 백은 무난하게 참고도 1로 때려내면 된다. 흑 4가 묘수여서 백 석 점이 잡히지만 백은 선수를 잡고 19로 흑의 두 점 머리를 두드리는 수순을 얻을 수 있다. 백이 기분 좋다. 더구나 석 점을 잡은 흑 대마가 여전히 미생이다.

그러나 초반 내내 불리했던 목진석 9단이 전보에서 횡재를 하자 마음이 흔들렸던 것일까. 백 72로 맥없이 후퇴하고 만다. 나름 백의 약점을 돌보겠다는 뜻이었지만 이게 더 백을 위태롭게 했다. 흑이 당장 73에 잇자 백이 또다시 허술해 보인다.

고 7단은 상변에서 더 욕심내지 않고 흑 79를 둬 축머리로 활용한다. 상변이 잡히더라도 실전처럼 흑 85로 귀의 백 한 점을 제압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덤으로 ‘가’로 백 한 점을 잡는 수도 남아있어 상변 백 집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100수도 되기 전에 바둑의 흐름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요동치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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