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신석기시대에 해당하는 조몬(繩文)시대와 삼국시대에 이르는 고훈(古墳)시대까지. 2011년 2월 28일까지 서울대 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와세다 대학에서 온 일본의 고대문화’는 일본의 고대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이 전시는 서울대 박물관이 1964년 첫 특별전을 개최한 이래 50번째 맞는 특별전으로 일본 와세다대 아이즈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일본 고고 유물 25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국내에 거의 소개된 적이 없는 도쿄(東京) 중심, 관동 지방의 유물들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간 국내에서 열린 일본 고대문화와 관련한 전시는 대부분 한반도와의 연관성을 볼 수 있는 규슈(九州)나 오사카(大阪) 등 관서지방의 유물 중심이었다.
조몬시대는 기원전 1만2000년부터 기원전 4세기까지 약 1만 년에 걸쳐 이어진 일본의 선사시대. 당시 토기는 조몬토기로 불리며 방사선연대측정을 통해 연대가 밝혀진 것 중 1만2000년을 넘기는 것도 있어 가장 오래된 토기로 알려져 있다. 현재 연대 측정을 통해 제작 연대가 밝혀진 우리나라 토기는 제주 고산리에서 발견된 토기로 기원전 6000년에 제작된 것으로 본다.
조몬토기의 특징은 화려함이다. 새끼줄을 표면에 굴려 새긴 문양과 점토를 덧대 과감하게 만든 화염토기(火焰土器), 파도 모양을 형상화한 토기 등을 볼 수 있다. 하인수 한국신석기연구회장은 “일본은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가 많아 신을 섬기는 문화가 발달했다. 신에게 제사 등을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의례용으로 토기를 화려하게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며 풍만한 여성상을 본뜬 토우도 볼 수 있는데 대부분 깨진 상태다. 의례가 끝난 뒤 의도적으로 파괴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따뜻한 기후는 수렵, 어로 위주의 생활이 길어지게 만들었다. 일본은 한반도가 청동기에 진입하고도 약 1000년이 흐른 뒤인 기원전 4세기경에야 중국과 한반도로부터 벼농사와 금속기를 전래받아 야요이(彌生)시대로 진입한다. 와세다대 캠퍼스 내에서 발견된 환호취락(環濠聚落·바깥에 둥근 구덩이를 파 외부 침입을 막은 청동기시대 마을 형태) 출토 토기도 선보인다. 농경사회에 접어들어 장식이 줄고 토기에 굽이 달린 것이 특징이다.
전시품들을 보면 생산량이 늘고 일본 전역의 지역 세력들이 통합될 때 생긴 변화상을 읽을 수 있다. 고훈시대 유물들은 고대 국가 설립 이전 빈번하게 일어났던 지역 집단 간의 전쟁에 쓰인 투구와 목가리개, 말 방울, 안장가리개 등 전투 도구가 많이 전시됐다. 고분 주위에 세워놓는 속이 빈 토기인 하니와는 고훈시대에만 만들어졌다. 집 모양, 원통 모양, 말이나 인물 모양 등 다양한 형태를 볼 수 있다.
송기호 서울대 박물관장은 “한국과의 교류사 관점이 아닌 일본적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고대 유물에 초점을 맞춰 기존 전시와 차별을 뒀다”고 밝혔다. 02-880-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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